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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Jul 13. 2021

주간 일기 3

난 늘 잔잔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마음이 날 힘들게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지만 시댁과의 관계가 그리 좋지 않다.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내가 생각하기엔 꽤나 나쁜 정도라고 생각된다.

왜 내가 이렇게 까지 아파하고 있는지 잊을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픔이 쉽게 잊히지 않아 마음이 날 힘들게 한다.

나도 모르게 시댁 식구들의 이름만 들어도, 티브이에 시댁이나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채널을 돌린다. 불편한 마음 피하고 싶다면 피하고 싶다.


시댁의 시 자만 들어도 갑자기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주말이나, 휴일이나 무슨 특별한 행사나 기념일이 있으면 벌어지지 않은 일을 걱정하며 난 늘 불안에 떨며 예민해진다.


요즘 들어 친정에서 오는 연락도 반갑지 않다. 친정식구들을 만나면 시댁 식구 얼굴도 공평하게 봐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에 예민해지고 짜증과 화가 많이 나 친정식구들과의 만남도 반갑지 않고 불편하다.


코로나19 핑계를 댈 수 있어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연락을 한다던가 주말에 찾아뵙는다던가 하진 않지만 핑계될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편하다.


코로나 19 전에도 생신 어버이날 명절에 만나는 게 전부였지만 나에겐 늘 부담이었고 나에겐 늘 불편한 만남이었다.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시댁과 거리를 두면서 친정과도 거리를 두게 되었고  밥이나 먹자, 언제 내려와 쉬다가, 편하게 자다가 내일 가라고 말하는 엄마에 말에 나도 모르게 짜증과 화가 난다.


제발 날 좀 내버려두어달라고 소리치고 싶다.

결혼 한 다음 누군가의 며느리 사위가 되는 순간 어디든 편한 곳이 없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부모님들도 결혼하는 순간  편하게 라는 말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알 텐데 왜 자식들이 결혼하면 어려울게 머 있니 가족이라고 말하면서 불편을 유난스럽다고 생각하는 걸까?


코로나19로 시댁 식구들과 거리를 엄청 두고 있지만 그만큼 친정 식구들하고도 거리를 두고 있다.

지금 현재 거리두기가 내가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불효다운 행동이라는 건 알지만 , 나 또한 살고 싶기에 멈출 수 없다.


시댁에 내가 가지 않아도 시댁에 연락만 와도  난 자연스럽게 화장실에 들어가 불도 켜지 않고 엉엉 우는 날이 많다. 내가 엉엉 우는 이유는 단 하나 무시할 수 있는 상황들인데 무시하고 넘길 수 없는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 목이 조여 오는 아픔과 멈추지 않는 울음들과 난 나 홀로 싸우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울고 나면 증발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떻게 해야 죽을 수 있는지 생각나지 않고 모르겠고 소리 없이 없던 사람처럼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누군가에겐 아무렇지 않은 일이지만 이젠 나에게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선 듯하다.

마음이 불안정하고, 그곳에 있으면 귀로는 들리지만 입은 떨어지지 않고 대답조차 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이 한심하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

많이 다치고 깎여 조그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난 살아 숨쉬기 위해 신경 쓰이는 모든 걸 차단해야 그나마 살 수 있다.  


나중에 후회할지 모르는 행동들이라는 거 알지만

그만하고 싶다 살아있음에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건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정신을 차리를 수 없는 어지러움을 느끼고 있다는 건

차를 타고 갈 때 종종 찾아오는 불안감을 느낀다는 건  

스트레를 받는 모든 것으로부터 몸이 반응해 사전에 차단하는 나로선

지금 내가 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거리 두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 가장 미안한건 남편, 나 때문에 나로인해 겪이 않아도 되는 고통을 겪고 있는 것 같아 가장 미안하고, 고맙다. 그리고 두 딸에겐 마음이 아픈 엄마때문에 이유없이 혼난 적이 있었던 적이 많아 미안하고 엄마의 아픔이 너희들에게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의 만남을 단절시킨건 아닌지라는 미안한 마음이 늘 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건 노력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날 다시 주저 앉게 한다.


오늘 까지만 울자

 


*매주 목요일에 발행하는 주간 일기 오늘은 화요일에 올립니다. 개인적인 일로 이 글을 목요일에 올리면 화, 수 목 3일간 나 혼자 싸워야 하는 시간들이 너무 길어진다는 생각에 살고 싶은 마음에 화요일에 올리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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