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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Jul 09. 2020

그렇게 울고, 핸드폰을 무음 모드로 바꿨다.

행복해지길 바랬다.

다른 거 다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엔 부자가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내가 행복해졌으면 했다.


그렇게 난 외로워하며 쓸쓸하게 홀로 아파하며 미워하며 내가 행복해지길 바랬다. 


펑펑 울었다.

슬프면 눈물이 난다고 생각하지만 난 슬픈 건지 무슨 감정이 날 울렸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지만 답을 알 수 없는 눈물을 멈출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또 울고 또 울었다. 


남들에겐 행복해 보이고 싶어 남들에겐 말하지 못했다.

나의 진짜 속 마음을 

나의 마음을 

나의 아픔을 


좋아하는 노래를 매일 흥얼거리는 것처럼 난 '죽겠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면서도 무서워 살아야 한다고 행복해야 한다고 이젠 그만하라고.... 소리 없이 외치고 또 외쳤다. 


“이제는 행복하게 살아보자! 이러다 내가 미치고 내가 죽겠으니까 (2013년 9월 9일 일기장)”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나만큼은 여유롭고 싶었다. 

나는 숨 쉬고 싶었다.

바쁜 세상보다 나는 더 바쁘게 돌아다녔다.

신발을 신었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맨발로 온 동네를 돌아 또 돌았다.

발에 난 상처는 아물 수 있는 시간 조차 없었다. 다친 곳은  계속 다시도 이젠 다치지 않은 곳이 없는 나의 발 


내가 숨 쉴 수 있는 곳에서 내가 숨을 쉴 수 없었다.

내가 유일하게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오직 하나

핸드폰을 무음 모드로 바꾸는 것이다.

물론 핸드폰을 무음 모드로 바꾼다고 하여 핸드폰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들과 연락을 하지 않아도 연락이 와도 조금은 늦게 보아도 괜찮다는 위안


이때부터였다.

핸드폰이 무음인 순간 내 마음도 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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