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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Aug 17. 2020

회사 3. 전화를 붙잡고 우는 나

일다운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기 시작했다.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 10개월이면 떠날 인턴인지 관심 없었다. 일주일 동안은 책만 보고 글을 읽었던 사람이라는 건 그들은 몰른상태로 나에게 욕을 하거나 소리를 질렀다.


그들이 나에게 소리 지르고 욕한 게 서운한 게 아니라 아무도 날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는 게 서러웠다. 본인들 일이 어니면 또 화가 난 민원 하곤 아무도 엮이고 싶어 하지 않아하는 그 모습에 서러웠다.


내가 전화를 받으면 모두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나에게 말하는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그곳에 있는 난 차별 속에 버티고 있다는 걸


내가 10개월 인턴처럼 행동하면 책임감이 없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모습이 싫었다. 외톨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밥 먹고 뒷정리도 내가 해야 했고, 복사용지가 떨어지면 채워야 했고, 토너가 없으면 갔다 줘야 했다. 그리고 파쇄기의 종이가 꽉 차면 비워야 했고, 난 늘 웃어야 했고 모든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며 웃으면서 해야 했다.


하루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전화받자마자 욕하는 민원의 전화를 받고 울었다. 서러웠다.

불친절 민원이 접수되었다고 하면 그날 난 그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알지도 못하면서 나의 잘못을 하나둘씩 나열하는 모습이 싫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공무원이 아니라 계약직 인턴이라 잘 몰라서 그렇다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들은 업무 시간 중간에 쉴 수 있어도 난 쉴 수 없었고, 그들은 전화를 받지 않으면 난 당겨받아야 했고 난 내 전화가 울리는데 자리를 비우면 "자리 비우지 마"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들은 행사나 출장 회의를 가도 난 갈 수 없었고, 모든 직원들이 참석해야 하는 교육시간은 난 꼭 참석해야 했고 그들은 선택사항이었다.


내가 전화기를 잡고 울었던 이유? 과연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욕을 해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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