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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Nov 16. 2020

계약 후 하고 싶은 것

꿈꾸는 날이 오겠지?

기다리던 "계약합시다"라는 말을 듣고 설레어 하루 종일  무엇이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그동안 포기하고 뒷순위로 물려나 있던 나의 욕망들이 꿈틀거리면서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겠지? 그런 날이 오겠지?


우울하고 힘든 날 행복한 상상을 해보자


기다리던 "계약합시다"라는 말을 듣고 난 후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퇴사를 실행에 옮겨 사직서를 제출하고 쓸쓸함과 아쉬움이 전혀 없는 "안녕히 계세요"라는 말을 하고 활짝 웃으며 마지막 출근과 퇴근을 하며 돌아올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한적한 곳에  홀로 서 그동안 회사에서 받았던  아픔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나를 꼭 안아줄 것이다.(상상 만으로도 눈물이 나는데 그 자리에 서 있는 난 많이 울 것 같다. 반은 너무 행복해서 반은 그동안 고생해서)  


그다음


계약금으로 꼭 사고 싶었던 아이패드를 사러 애플 매장으로 달려갈 것이다.

그다음은 쇼핑의 욕망이 올라와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옷과 액세서리를 사러 쇼핑몰로 달려갈 것이다.  


그다음


계약금이 얼 만인지는 모르지만 남은 돈은 은행에 넣어두고 적금을 들던가 해야겠지? (수입을 불안정한 프리랜 서니깐)


계약하면 인생이 어마하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적고 나니 평범한 것 들뿐이라는 생각에 지금 내가 욕심내는 게 평범한 것들을 포기하면서 까지 하고 싶은 일인지 생각해 보니는 하고 싶다는 말이 바로 나온 걸로 봐서  누군가에게 나에게 평범한 것들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하고 싶은 일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평범한 것들을 버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월급'을 꼬박 주는 회사에 8시간씩 앉아 있으면서 형식적인 인사와 대화를 나누며 보냈던 나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인간미라는 게 하나도 없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불안정한 생활이더라도 심장이 뛰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건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7년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꿈 하나 없고, 하고 싶은 일 , 내가 잘하는 일을 모른 체 버텼던 시간들을 보니 끔찍할 뿐이다. 매일 아침 눈뜨는 시간이 싫었고,  퇴근하고 돌아와 업무적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며 늦게 잠자리에 들고 폭식하고 그다음 날 또 출근해야 하는 삶을 죽기보다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물레방아처럼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던 내가 안쓰러워 보이기 시작했다.


내 출판 계약을 하고 나서 하고 싶은 일은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것을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행복할 정도로 글을 쓰고 있고 책을 읽고 있다.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한지 이제야 알게 돼 아쉽지만 즐기기로 했다. 아쉬움을 내려놓고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을 최대한 즐겨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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