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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Nov 26. 2020

아침부터 울리는 문자메시지, 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

미치게 화냈고, 무엇이 문제인지 답답했다. 

기분 좋게 첫째를 유치원에 보내고 조금 여유로운 아침을 둘째와 보내고 있는데 연락 올 곳도 없는 나의 핸드폰이  이른 아침부터 메시지가 계속 오고 있었다. 


이렇게 일찍 누구지? 


첫째 아이 친구 엄마였다. 


다짜고짜 

자기 딸이 상처를 받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있으며 내 딸이 유치원 다른 친구에게 자기 딸과 놀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했다면서 왜 자기 딸을 싫어하는 거죠?라는 물음의 문자를 나에게 이른 아침부터 전송했다.


문자를 보자마자 눈물이 흘리며 한 손에 안고 있던 둘째와 함께 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


느낌적으로 첫째 아이가 동생이 태어나면서  질투와 욕심 소유욕이 강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 일이 일어나기 전 친구 엄마는 나에게 "친구 가려서 사귀였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대놓고 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계속 볼 사람들이고 아이들은 유치원에 계속 같이 다녀야 하는데 좋게 마무리 지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이번엔 문자로... 날 무너지게 하는 그 상황이 솔직히 화가 났다.


딸 친구 엄마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하다는 말뿐이었다.


친구 엄마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오후 내내 마음이 불안하면서 내 딸에게 내가 모르는 다른 일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딸에게 조심스럽게 "오늘 선생님이 무슨 말씀하셨어?"라고 물으니 딸아이가 "왜? 엄마가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잖아 나 말하고 싶지 않아" 라며 정색을 하길래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아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이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하고 오히려 자기가 그 말을 들었고 그 친구한테 같이 놀자고 해도 "싫어!"라고 말하면서 가 버렸다고 했다. 


 "왜 내 말은 안 믿는 건데 누가 그래? 누가 그런 말 하는데" 라며 소리 지르는 아이를 보고 난 정신 차렸어야 했는데 아이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했고 아이를 더 몰아붙였다.


늦은 저녁 유치원 선생님이 그 친구 엄마와 상담을 했다는 말을 전했고 2학기 상당 시간엔  그 친구 엄마는 여전히 본인 아이 상담시간에 내 딸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고 했다. 본인 아이 상담시간까지 내 딸 걱정해주다니 감사해야 하는 걸까? 왜 본인 아이 자존감 떨어진걸 내 딸에게 찾는 걸까? 


  큰딸은 스트레스받으면 열이 나는 아이였고 결국 큰딸은 밤에 열이 펄펄 나 지쳐 소파에 잠들었다. 


  아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뒤늦게 잘못했구나  믿어줘야 했어야 했는데 엄마인 나까지 아이를 의심하고 다그쳤다고 생각하니 미안할 뿐이었다. 


아이는 눈도 뜨지 못하며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어"라는 말을 하는데 그 말을 들었던 난 아이를 꼭 안고 미안해 엄마가 잘못했고 라며 아이를 안고 펑펑 울며 "그래 나가자 이 곳 벗어나자"라고 말했다. 


미안했다. 출산하고 육아휴직 1년 하고 답답한 마음에 어린이집 보내고 회사로 출근했던 나, 아이의 마음을 안아주지 않았던 지난날이 많이 미웠고 후회스러웠다. 


아이가 불안정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엄마를 원해서 엄마라는 울타리가 무너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아이의 성향이 예민하고 민감해서라고 생각하고 아이만 다그쳤던 내가 너무 미웠다. 이 아이를 내가 지켜줘야 했고 안아줘야 했는데 밀쳐냈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다. 


오히려 그 친구 엄마는 내 딸을 제외하고 다른 유치원 친구들을 만났고, 그 친구들이 오히려 내 딸을 소외시키는 모습, 별스타그램에 그들이 노는 모습이 올라오는데 미칠 것 같았다. 어른들이 내 딸만 내 자식만 상처 받지 않으면 된다고 하는 행동이 다른 아이에게 엄청난 상처를 남기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 화가 났고 친구를 가려서 사귀라고 말한 사람이, 같은 반이 아니었으면 좋겠고 엮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한 학교의 선생님이라는 사실에 선생님들의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입학식 날 그 친구의 외할머니가 내 딸을 붙잡고 "친하게 지내"라고 말하는데 미칠 것 같아 친구 외할머니에게 인사하고 딸의 손을 꼭 잡았다.

(운명의 장난 여기에도 있었다. 두 친구는 같은 반이 되었다.)


우연히 교문 앞에서 딸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친구 외할머니가 나에게 오며 "그때 마음이 너무 많이 아팠어요 애 엄마도 많이 속상했었어요 애 엄마가 일하느라 많이 바쁘니 00이 같이 잘 보살펴줘요"라고 말하는데 진짜 속으로 "어쩌라고!! 내가 휴직하고 있다고 백수라고 생각하나? 아니 백수면? 바쁘지 않고 한가하다고 여유롭다고 생각하나? 내 딸에게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는 생각하지 않지? 중요하지 않지?"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고 나에게 아웃이었던 사람들이기에 무슨 말을 해도 흘려보냈다. 


"00 이는 요즘 괜찮아요?" 


이 말은 또 뭐지?

요즘 괜찮아요? 무슨 의미가 담겨 있지? 마지막까지 날 미치게 만드는 그 친구 엄마 


그 친구 엄마의 지나친 관심 예의는 찾아볼 수 없는 이기심에 난 내 딸을 지키는 법을 배웠다. 

그동안 억지로 아이의 친구를 만들어 줬고, 아이의 마음을 믿어주기보다는 의심하는 게 많았다.

이젠 다른 사람들의 말 듣지 않고 들으려고 하지 않는데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지 않는다. 

오직 내 딸만 보고 딸과 나와의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엄마인 내가 내 딸을 지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딸의 친구 엄마의 무례한 행동은 이해도 용서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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