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대학원 수료 후 나는 드디어 청소년지도사로서 현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입사 첫날부터 머릿속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했지만, 막상 마주한 첫 현장은 예상과 달리 행복과 웃음, 따뜻함이 흐르는 공간이었다.
문화의집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은 에너지와 진심이 가득했다. 일할 때는 몰입하고, 놀 때는 누구보다 즐겁게 놀았다. 청소년을 만날 때 각자의 강점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모습은 내가 꿈꾸던 ‘현장’ 그 자체였다.
입사한 시기는 청소년을 만날 준비로 분주한 때였다. 자치조직 모집부터 연합발대식, 인수인계, 계획서 작성 등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갔다.
2022년, 나의 주 업무는 #아무거나프로젝트 담당자였다. 60개의 프로젝트 팀 관리, 서포터즈 운영, 홍보(영상·SNS·신문·자료집), 청소년참여위원회와 암행어사까지—하루하루가 새로운 도전이었다.
신입인 나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한심하다 싶을 만큼 질문을 반복했다. 하지만 묻고 배우는 과정에서 서서히 ‘전체 그림’을 볼 수 있게 되었고, 2022년 프로젝트 컨셉이었던 ‘새싹에서 열매로’라는 문장은 어느새 나에게도 스며들었다.
나도, 청소년도, 함께 조금씩 자라보자는 마음으로 하나씩 해냈다. 팀장님께 수시로 확인하며 호흡을 맞추는 시간도 소중했다. 무엇이 그렇게 좋았는지 지금도 가끔 생각한다. 홍보물을 만들 때도, 선물을 준비할 때도, 청소년과 마주할 때도 모두 즐거웠다.
“아, 이렇게 하나하나 준비하는 과정을 거쳐 청소년을 만나는 거구나.”
그때야 청소년지도사가 ‘만능’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실습이나 봉사 때는 미처 몰랐던, 행정부터 운영까지의 모든 과정이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바쁜 와중에도 선생님들과의 소소한 행복은 끊이지 않았다. 서로를 응원하고 축하하며, 웃음이 가득한 공간.
‘일하는 곳에서 이런 분위기가 가능하다고?’
매일 놀라웠고, 설렘이 있었다. 상상하던 것들을 함께 실현하는 경험은 나에게 큰 자극이자 동기부여였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청소년 활동은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배웠다.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주도성을 갖도록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그 의미가 가슴에 새겨졌다. 물론 실수도 많았다. 큰 행사를 앞두고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전날 출근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있었다. 새싹 컨셉을 두고 의견이 달라 해프닝이 생기기도 했다. 죄송스러움이 컸지만, “건강이 먼저”라며 나를 다독여준 선생님들의 따뜻함 덕분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비대면 행사였던 덕분에 베테랑 선생님들이 내 빈자리를 채워주었고,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감사함뿐이다.
첫 현장에서 나는 늘 스펀지처럼 배우라는 말을 들었다. 모르는 것이 많아 실수할 수 있고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고 했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은 날도 있었다.
그래도 마음에 남는 말이 있다.
“선생님이 하고 싶은 방향이 명확해야 피드백을 줄 수 있어요.”
하고 싶은 것들을 머릿속에만 넣어두는 게 아니라, 문서화하고 구조화해야 비로소 ‘명분’이 생긴다는 걸 배웠다.
그 과정에서 문서 능력도, 기획력도, 프로그램 진행력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조금씩 ‘나만의 프로그램’이 완성되어 갔고, 결국 실행까지 이어졌다.
첫 현장은 부족함 투성이였지만, 그 속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순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좋은 기회도 많았고, 영광스럽게 느껴지는 자리도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첫 현장은 큰 선물과 같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