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현장에서 맡았던 업무를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분주해진다. 아무거나프로젝트 서포터즈, 홍보, 사례집·신문 발간, 동작암행어사 시즌2, 그리고 동작구청소년참여위원회까지. 그 가운데서도 유독 마음 깊이 남아 있는 건 ‘아무거나 한다’ 캠페인이었다. 사회적 가치를 청소년과 함께 실천하는 이 사업은 나에게도, 청소년에게도 ‘해보는 용기’를 시험하는 과정이었다.
처음엔 막막했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주제가 더 많은 청소년을 끌어낼 수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참여의 문을 넓힐 수 있을까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개인·친구·가족 단위 활동에서 지역사회, 나아가 전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야를 넓혀가며 하나씩 방향을 잡아나갔다.
총 4회로 진행된 캠페인은 계절의 흐름을 따라 성격도 색깔도 조금씩 달라졌다.
6월 환경의 날과 지구시민의 날에는 ‘함께 용기 내볼래?’ 캠페인을 진행했고, 8월에는 동작구를 걸으며 쓰레기를 줍고 모니터링하는 ‘환경지키미는 나야 나!’ 활동을 펼쳤다. 9월에는 유엔 세계평화의 날을 맞아 ‘평화 메시지 콘서트’를 만들었고, 10월엔 ‘독도의 날’ 기념 그림그리기를 통해 초등학생들과 함께 지역 안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쌓았다.
이 과정은 늘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참여자가 적을 때의 당황스러움, 홍보가 좀처럼 반응을 얻지 못하는 순간의 답답함, 계획과 예산의 엇박자를 맞추느라 애썼던 시간들. 어디선가 실마리를 찾아보려 애쓰며 청소년-organized 조직, 동아리, 서포터즈, SNS, 보도자료까지 활용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지역사회 자원을 더 적극적으로 연계할 수도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동작구와 근교의 환경단체나 제로웨이스트 샵과 손을 잡았더라면 더 입체적인 캠페인이 되지 않았을까 돌아보게 된다.
여름에 진행된 ‘환경지키미는 나야 나!’는 더위 속에서도 가족 단위 참여가 활발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큰 힘이 됐다. 우리가 하는 작은 실천이 누군가에겐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걸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였다.
가장 고된 일정은 ‘평화 메시지 콘서트’였다. 처음 기획하는 콘서트였기에 하나도 익숙한 게 없었고, 대관부터 업체 섭외, 악기 대여, 역할 분담, 큐시트 작성까지 온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웠다. 팀장님의 조언과 피드백 덕에 완성할 수 있었고, 끝까지 책임져낸 뒤 느껴지는 묵직한 벅참은 지금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야근도 많았고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과정 자체가 성장의 증거로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진행한 ‘독도의 날’ 그림그리기 활동은 초등학교와의 협력이 핵심이었다. 교사와의 소통 속에서 서로 필요한 지점을 조율했고, 우수작 선정부터 보드 제작·납품, 자료집 제작까지 세심한 손길이 많이 필요했던 일정이었다. 완성된 결과물을 마주했을 때의 뿌듯함은 그동안의 고생을 잊게 해줬다.
돌아보면 2022년의 나는 신입이라는 이유로 흔들리기 쉬운 시기였다. 여러 사업이 한꺼번에 몰리며 감당하기 벅찼던 순간도 있었고, 이해되지 않으면 쉽게 움직이지 않는 성향 탓에 더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해한 뒤에는 흔들림 없이 계획대로 해내는 사람이기도 했다. ‘아무거나 한다’ 사업도 처음엔 어렵고 버거웠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크게 자랄 수 있었다.
누군가 당시의 나를 평가한다면 어떤 말을 건넬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부족함도 있었을 테지만 분명한 건 하나다. 그 모든 순간을 지나며 성장했고, 또 한 번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아무거나프로젝트는 청소년에게 ‘경험 그 자체’를 선물하는 사업이다. 성공과 실패를 오가며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 속에서 삶의 가치가 단단해진다. 그리고 그 과정을 옆에서 함께 걸어가던 나 역시, 새로운 세계를 배웠다. 나를 확장시킨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