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초, 자치조직 공백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건네받은 제안 한마디가 모든 시작이었다. “한번 해보지 않을래요?” 설렘과 책임이 뒤섞인 마음으로 “해보겠습니다!”라고 답하던 순간이 지금도 또렷하다. 청소년 참여 경험을 해왔던 나에게 그 업무가 주어졌다는 사실이 큰 의미로 다가왔고,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내가 경험하며 사랑했던 참여 활동을 청소년들에게도 온전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2022년 5월에 인수인계를 받자마자 2023년 1월까지 숨 가쁘게 달렸다. 추가 모집, 발대식, 워크숍, 정기회의, 연합활동, 정책제안대회, 정책간담회, 아동의 달 기획행사, 해단식까지… 거의 매주 만났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우리만의 청참위’를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만들어갔다.
자치조직은 담당자 색깔을 타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청소년들에게 건네고 싶은 색은 명확했다.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 스스로가 주인공이라는 자존감, 어떤 자리에서도 주체적인 존재라는 당연함. 혹시 몰랐을 권리를 만나고, “알아도 뭐가 바뀌나요?”라고 의문이 들 법한 순간에도 변화를 상상할 수 있는 힘을 전하고 싶었다.
코로나로 움츠러들었던 청소년 활동에 온기를 다시 불어넣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만날 때마다 더 많이 이야기하고, 배우고, 놀고, 시도했다. 서로의 마음을 단단하게 묶어주는 작은 활동부터, 연합활동에서 온몸으로 부딪히며 웃었던 장면까지 모든 시간이 서로를 성장시켰다.
매주 오지 않던 아이들이 주기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줌으로 연결되고, 분과 회의가 자연스레 이어졌던 순간들. 뜨거움과 열의가 가득했던 그 한 해는 지금 생각해도 벅차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물어보면 늘 자체 워크숍을 꼽았지만, 담당자였던 나는 기획활동과 정책간담회가 유독 마음에 남는다. ‘놀이’가 최고이긴 하지만, 청소년 스스로 제안하고 변화시키는 경험은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었다.
혼란스럽고 어려운 순간도 분명 있었다. 무엇이 맞는지 확신이 없을 때도 많았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공부했고, 방향을 잃지 않으려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 과정 속에서 바뀌었다. ‘나’도, ‘청소년’도, 그리고 ‘청참위’도. 같은 속도로, 같은 온도로, 함께 변해갔다.
정신없이 달려 해단식을 맞던 날, 그 반짝이는 얼굴들을 보며 마음이 뜨겁게 일렁였다. 이 아이들의 다음 계절이 더 환하게 펼쳐지길 바랐고, 헤어짐 앞에서도 마음을 다했다. 분명 무거운 업무였을 수도 있었지만, 잘하고 싶어서, 보여주고 싶어서 욕심을 낸 시간들이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끝까지 따뜻했고, 끝까지 행복했다.
청소년이라는 소중한 존재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빛나기를 바란다. 새로운 세상이 두렵더라도, ‘나로서’ 존재하는 자신감을 품고 한 걸음 더 내딛길 응원한다.
2022년을 돌아보면 가장 잘한 일이 분명했다. 바로 나의 청소년들을 만난 것. 청소년지도사로 첫 발을 내딛던 순간을 그들과 함께 했다는 사실은 오래도록 마음 깊이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