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이야기
천진한 언어들이 사라지고 차분함이 내려앉은 밤 혼자일 때 비로소 온전한 그 시간.
생각과 동시에 언젠가 돌아보게 될 이야기가 떠벌려진다.
그것은 잡히지 않고서 멀리 사라지는 것, 설익었던 감정들이 난무하였기 때문에 자신이 없다.
그러다 문득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뒤 돌아본다.
“나는 너에게 와서 너에게 가는 중이야. 그렇게 긴 시간 앉아 너를 기다리고 있어.”
그 소리를 따라 걷는다. 자신으로 걷는 걸음은 위태롭지만 성급하지 않고 또박하다.
영원할 거라 생각했던 걸음은 어느덧 끝이 나고 끝이라는 단어에 슬픔이 아닌 안도로 웃음을 감추고 바라본다.
“내게 유익한 사람아”
눈빛으로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