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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고주스 Feb 06. 2023

가장자리

사과 이야기

자주 가던 카페는 중심지지에서 벗어난 가장자리에 있었고 그곳은 소수의

사람들만 찾았는데 한 가지의 대표 메뉴만이 있었으며 새로움을 찾거나 지루함을

못 견디는 사람들은 고통과 비통으로 토로하며 돌아서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곳은 평화로웠다. 가장자리에 있지만 하나만을 오래 좋아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매번 자주 마주치던 한 남성이 있었다. 그는 서른이 조금 넘어 보였고

권태로움에 머물러 있었으며 심드렁한 눈초리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했다.

권태라는 것은 게으름과는 거리가 있었고 무표정은 그것을 대변했다.

삶의 희로애락에 무심하고 덤덤한 인상은 괴로움보다 외로움이 서려 있었다.

관찰을 좋아하는 나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고

소수의 사람 중에서도 그는 유난히 눈에 띄었다.


개성이 없는 곳에서는 개성이 유난히 없음은 특별한 개성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그의 중심부로 사람들은 자리했다.

단단한 껍질을 둥글게 감싼 모양처럼 궤도에 겹겹이 쌓인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무의식 속 잠재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 카페의 사람들은 그렇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서로가 서로를 끌려하며

침묵 속 고요에서 안정을 찾아 각자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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