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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일기

스며들어서 살아가기

by 오연주

바람이 불때는 몸을 돌려서

등으로 그 바람을 맞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는

온몸으로 바람을 맞닿게 된다.

살아가는 것도 그렇다.

고민하고

왜라는 질문을 하면서

나에게 다가오는 많은 것을

다 방어하려고 하다보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친다.

마주하고 부딫혀 보는 것이

처음에는 겁나고 두렵지만

자꾸하다보면

익숙햐지는 것이

바로 삶인 듯 싶다.

바람이 옷에 스며서

그냥 모양을 잊어가면서

느낌이 남듯이

인생에는 많은 것들이

나에게 스며들거나

내가 반대로 스며들어서

묻어지는 기분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스며들기가 수월하다는 뜻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오늘도

스며든 많은 것을 즐긴다,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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