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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nD Feb 26. 2019

[다큐:인류의 기술적 진화] 부족해도 '나'로 살겠다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에 대해서

 여섯 번째 리뷰는 다큐 [인류의 기술적 진화]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이 있다. 그것이 외모든 재산이든 능력이든지 간에, 무언가를 성취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마음이 강할수록 노력 역시 강해진다.

절실한 자가 노력하고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격언이나 명언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사실 이것은 당연한 이야기고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진리이다. 때문에 사람의 숙명은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에 있다.

나도 그 숙명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 사실 거창하게 숙명이란 말을 썼지만 물론 사소한 것도 이 진리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서 하는 운동이라던지!


인류는 그렇게 노력을 해왔고 문명을 일구어 냈다.  '좀 더 편하게, 좀 더 빠르게. '라는 인간의 욕구가 하나둘씩 채워져 나가면서 기술이 발달했고 현재 급격히 진보된 과학기술이 존재하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다큐_인류의 기술적 진화]에서 한 연구가는 이렇게 말했다.

산업화 혁명이 일어나고 그다음 IT혁명이 일어나자 현재 인류문명은 급격한 발달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의 사회는 인류에 의해 발전된 문명이다. 원시시대, 인류는 다른 야생동물에 비해 한없이 약했던 존재였다. 하지만 훗날 그 약했던 인류가 먹이사슬의 정점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바꾸려는 욕구, 그리고 그를 실현시킬 수 있는 지혜가 그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지혜 꾸러미가 너무 과해지면 어떻게 될까?

[세상의 모든 다큐_인류의 기술적 진화]의 리뷰를 통해 과해진 지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인간의 한계를 없애는, 그래서 노력마저 필요가 없는 미래사회에 대해 관심이 있으면 이 다큐멘터리를 추천한다. 그다지 멀지 않은 시기에 만능 과학기술의 세상이 찾아올 것이다. [인류의 기술적 진화]는 리가 그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알려준다.

KBS [세상의 모든 다큐_일류의 기술적 진화], 120117 방송

 다큐멘터리에서는 발전된 과학기술을 이용하면, 이제 우리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뿐만이 아니라 태어나기 전부터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성별은 물론이며 특성, 외모, 체질, 심지어 지능까지 고려하여 배아를 만들 수 있다. 불임여성을 고려하여 생긴 인공수정은 어느새 고객이 원하는 특징을 고루 갖춘 아기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과학기술을 이용하는 데 있어 이미 태어나 현재 살고 있는 사람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팔다리를 잃었으나 인공 팔다리를 붙인 이들은 장애인이라 부르기도 무색할 만큼 비장애인과 동일하다. 아니, 사실은 그들보다 더 훌륭한 능력을 지닌 신체를 가질 수도 있다. 현재 인공 다리를 쓰고 있는 모델, 에일리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다.

좋은 신체를 갖고 싶어 일부러 팔,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것이 신체능력을 더 중요시 여기는 스포츠계에서는 더 적극적일 테죠.

인공수정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을 위한 인공 팔다리는 비장애인에게도 하나의 선택사항이 되어버린 것이다. 왜 치료를 목적으로 했던 기술들이 선택사항이 되어버린 것일까. 지나치게 발전된 기술들이 인간, 개개인 가지고 있던 한계마저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주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그동안 기존의 진화과정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진화가 되고 있다.

일부 소수만이 선택했던 것들이 점차 대중화되고 만연하게 사용될 시에는 아마도 인류 모두가 천재가 되지 않을까? 모두가 괜찮은 외모에 건강한 체질, 똑똑한 지능, 그리고 빠른 발과 튼튼한 팔을 가질 테니 말이다. 이처럼 태어날 때부터 모든 좋은 기능을 가지게 된다면 그 무엇도 아쉬울 것이 없다. 말 그대로 자신이 이루고 싶은 욕구와 꿈을 위해 노력을 할 필요도, 자신의 한계를 넘을 필요가 없다. 그 필요를 이미 기술이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해서 태어나고 저절로 우수한 능력을 가지게 된 인류가 과연 아직도 인간이라 말할 수가 있을까?

인간은 다른 동물들을 지배한 것을 넘어 자연환경을 지배했고 그리고 이제는 인간, 스스로를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굉장히 정교하고 기능적인 지배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마치 미래지향적인 진화의 한 일련의 과정 같기도 한다. 하지만 실은 이는 인류의 진화가 아닌 퇴보의 과정을 밟는 과정일 수 도 있다.

인간만의 특혜이자 숙명인 바꾸려는 욕구, 그리고 그를 실현하고자 했던 노력을 자동적으로 소멸시켜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문제가 생기고, 심지어 노력을 쏟아 끝까지 한계에 부딪혀도 원하는 대로 안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고뇌에 빠지게 된다. 

'왜 안 되는 걸까,  왜 내겐 재능이 없는 걸까.'

고뇌한다고 해서 해결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기에 고뇌와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공 기능으로 인해 아무런 한계를 가지지 않는 인간은 그런 감정을 느낄 수가 없을 것이다. 고뇌에 빠질 일도, 자기 성찰을 할 필요가 없다. 굳이 남과 비교해가면서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높은 지능을 얻고 싶으면 수치를 조정하면 되고 누구보다도 빨리 달리고 싶으면 좋은 다리를 달면 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싶으면 그러한 유전자를 받으면 된다. 그야말로 완벽하게 자기 인생을 손쉽게 지배하는 것이다.

물론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범인(凡人)은 인생을 쉽게 지배하질 못한다. 스스로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공 기능을 가진 인간과 달리 삶이 훨씬 어려워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 삶을 능동적으로 헤쳐 나가기 위해 치열하게 살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구축하게 된다. 주체가 ‘나’란 삶을 살 수가 있다.

자신이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매몰될 필요는 없다. 결국 어떻게 살아갈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따라서 발전된 과학기술이 인간의 한계를 없애버리는 만능 도구까지 될 필요가 없다. 그저 인간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보조수단이 되면 된다.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노력하는 인류와 더불어 그 삶을 보조하는 과학기술로 이루어진 사회가 일명 사이보그로 이루어진 기계 사회보다는 훨씬 윤택하고 건강한 삶을 줄 것이다.

그러니 미우나 고우나 나는'나'로서 살겠다. 부족해도 어쩌겠나! 그게 나인 것을.



+내가 뽑아본 장단점, 추천하고 싶은 인물, 추천도

장점

생각해보지 않았던 과학기술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준다 /  다큐지만 재밌다


추천하고 싶은 대상은?

다큐 좋아하는 사람 / 미래사회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 사람 / (왠지ㅋㅋ) sf물 좋아하는 사람


추천도

★★★★☆(별 5개 중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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