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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neur Apr 27. 2023

조금만 누웠다가 일어나야지

살펴보니 내 마지막 브런치 글이 3월 17에 올린 단편 소설이다.


즉 이미 써둔 것을 올렸으므로 내가 마지막으로 쓴 게 3월 15일에 올렸던 오랜만의 모교 방문에 관했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약 한 달 넘게 나는 새로운 글을 적지 않았다.


아예 글을 안 적었느냐면 그건 아니다. 여러 웹소설 공모전을 준비 중이라 그쪽 위주로 소설을 쓰고 있었고 그 외에도 SBI 편집자 과정 지원을 위해서 자소서 겸 공부를 병행하고 있었다.


처음 서류 제출은 합격을 했다. 이후 필기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나는 다른 젊은 문예 창작과 나 국문과 등 해당 학과 출신에 비하면 불리한 환경이었음은 명백했지만 그래도 무언가 자신이 있었다.


약 두 달간 지속된 서류와 공부 오랜만에 하는 공부는 머리가 터질 듯했다. 거기에 한국어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건가?!


그래도 이것만 되면 취업부터 여러 글을 접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험을 치렀다.


4월 13일에 필기시험을 치렀다. 합정역 근처에 SBI 건물이 있는데 정말이지 이것 때문에 오랜만에 합정쪽을 방문하게 되었다. 애당초 집이 멀어 홍대나 신촌 라인을 잘 가지 않았는데 정말 얼마만이지는 모르겠다. 이왕 간 김에 시험 치고 혼밥하고 작업이나 더 하다 올까 했지만 시험 도중에 날아온 문자 한 통 덕에 다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긴 했다.


SBI 건물


사진은 간 김에 찍어본 건물 사진이었다. 이게 오히려 영정사진 같은 거였던 걸까...


시험은 생각보다는 안 어려웠다 물론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체감이었을 뿐이다.


나는 문항을 술술 풀어나갔고 막히는 부분이 크게 많지 않았다. 한자 문제는 뭐 다 찍었다고 볼 수는 있지만 그 외에 논술 문제도 내 머릿속에서 술술 튀어나와 잘 풀려나갔다.


시험을 다 치르고 나와보니 개운한 게 기분이 좋았다. 잘 친 것 같은 기분? 훔쳐보려 했던 건 아니지만 내 옆자리 사람이 쩔쩔매던걸 보면 은메달 획득자이지만 잘 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결론은 낙방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늘 오후 네시에 결과가 나왔는데 낙방을 먹었다. 느낌도 괜찮았고 자신도 있었음에도 떨어지니 그 좌절감이 엄청났다. 


마치 운동 후 샤워를 하지 못한 찝찝함이 나를 감쌌고 잠깐이나마 과거 무지개다리를 건넌 우리 집 초코가 생각이 나면서 허무함만이 나를 반겨주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멘털은 금방 추스르고 저녁이라도 맛있는 걸 먹자며 버거킹을 하나 때리고 나니 그나마 좀 정신이 돌아와서 앞으로의 계획을 새로이 고민하게 되었다.


당장 이번 SBI 과정이 붙을 것 같아서 스터디카페도 그만둔다 하였고 차후 계획도 SBI 과정을 듣는다는 전제하에 준비했지만 이제는 다시 처음부터 계획을 짜야한다. 우선 새로운 돈벌이 수단을 강구해야 하고 당장의 공모전에 모든 포커싱을 맞추어서 준비해야 한다.




최근 일이 좀 잘 풀린다 싶더니 결국 한번 돌덩이에 걸려 넘어진 그림이다. 뭐 첫술에 배부르겠냐고 당연히 올해 처음 준비한 것이지만 그래도 왠지 잘 준비되었다 생각했는데 실패하니 울적하긴 하다.


준비해 둔 면접도 다 부질 없어졌구나 싶어 더 허무하긴 하다.


그렇지만 어찌하리 다시 딛고 일어서야 하지 않겠는가? 아직 젊다면 젊고 포기할 거였다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취업을 했겠지


내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 아마 끝난다면 내가 죽음으로써 마무리가 될 것이다. 고로 나는 지금도 다시 일어서야 한다. 다만 오늘 하루만 조금 더 누워있다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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