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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Apr 13. 2021

내 말이 남는다


며칠 전 남편에게 “매일매일 더 사랑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그 순간에 진심이었고, 그런 감정이 요즘 들어 남편에게 말하고, (그러고 또 투닥거리면서 싸우고) 나는 그 말을 남편에게 한 것을 간직하지 않았는데, 며칠 후 남편이 문득 내게      


“오늘 일하다가 문득 자기가 해준 말이 떠올랐어.”

“무슨 말?”

“그냥 요즘 점점 더 사랑한다고 했던 말. 그게 계속 떠오르더라고.”     


내 말이 남편에게 남아 계속 맴돌게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도, 미워한다고 하는 것도, 나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순간 그것이 상대방에게 남는다는 것을 알았다. 설사 나에게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말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서로를 보는 시간보다, 각자 일하는 데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우리지만, 만날 때마다 기억에 남을만한 말들을 계속 남겨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로가 떨어져 있어도 내가 해준 말이 오래도록 남아 곁을 지킬 수 있도록.      

내 말이 남는다.

내 말로부터 시작된다.      

그것이 사랑이든. 미움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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