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1단계에서 30% 이상의 원치 않는 지원자들을 걸러냈다. 이제 남은 70%의 지원자들을 다시 한번 걸러내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2단계에서는 지원자가 의지가 있는지, 그리고 우리 회사의 문화와 잘 맞는지 확인한다. 만약 처음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대표자라면, 대표자 본인과 잘 맞는지를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회사의 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대표자와 가장 비슷한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성향이 너무 다른 직원 때문에 오히려 사업에 집중할 시간에 직원관리에 시간을 더 쓸 수도 있다.
1단계 때 판단이 잘 서지 않았던 지원자도, 2단계에서는 충분히 걸러낼 수 있다. 2단계에서 지원자를 걸러내는 방법은 바로 서면 인터뷰다.
서면 인터뷰란, 지원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실력이 지원자 본인의 실력이 맞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법이 따로 있을 정도로 공들여서 만들어진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도 많이 받아봤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한번 의심해야 한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도 이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말이다.
우리에게는 일당백을 해줄 직원이 필요하다. 물론, 처음에는 회사 생활과 업무에 적응하는 데 시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바로 현장에 투입하여 실무를 볼 수 있는 직원을 뽑으려고 지금 채용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충분한 시간이 우리에게는 없다. 언제든 칼을 뽑고 전쟁에 나가 휘둘러야 한다. 그런데 ‘나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신다면 칼을 휘두를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병사를 어떻게 전쟁터에 내보낸단 말인가. 그러니 제한된 시간 안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잘 전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20개 내외의 서면 인터뷰 질문지를 준비한다. 해당 질문지는 한 번만 만들어 놓으면 언제든 다시 사용이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 질문 몇 개만 바꾸면 영구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어떤 질문을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면, 질문하기 파트에서 알려주는 질문지를 참고해도 좋다.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는 의도는 지원자가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글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지, 우리 회사와 핏이 잘 맞는지를 보기 위함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우리 회사에 입사할 마음과 열정이 있는지 보는 것이다. 우리 회사에 그냥 이력서만 던져놓은 사람이라면, 예상치 못한 서면 인터뷰 단계에 당황하며 지원을 포기할 수 있다. 이때 우리는 지원자에게 우리 회사는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라는 이미지를 남긴다. 이것은 꽤나 중요한데, 허들이 높으면 높을수록 채용 단계를 통과한 지원자는 인정받았다는 생각을 할 뿐만 아니라, 공정하다고까지 생각한다. 또한 면접을 준비하는 그들의 자세가 달라진다.
실제로 내가 만났던 지원자 중 한 명은 면접 때, 서면 인터뷰 이야기를 꺼냈다. 서면 인터뷰 단계에서 받은 질문지들을 보면서, 자신 스스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런 질문을 던지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을 꺼냈다.
대체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내면 바로 면접을 보고, 연봉 조건이 맞으면 입사하고 아니면 떨어지는 식이다. 그러니 채용 단계가 탄탄한 우리 같은 회사를 만났을 때는, 입사 후 자신이 그만한 자격 조건이 된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끼고, 떨어진 지원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연히 들어오기 힘든 만큼, 퇴사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우리 회사에 관심이 있던 사람은 더욱 관심을 갖게 되고, 관심이 없던 사람도 관심을 가지고 다시 한번 보게 만드는 채용법이 바로 서면 인터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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