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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Oct 29. 2017

플리마켓 초보 셀러가
놓치지 말아야 할 8가지

곁에 두고 싶은 따뜻함 '따뜻해따뜻해'


따뜻해따뜻해는 11월 17일까지 텀블벅에서 펀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보다 내일 더 따뜻해지시라고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https://www.tumblbug.com/warmwarm




초보 셀러는 안타까움을 부르고


나와 어제 함께 물건을 팔았던 셀러들은 나에 비하면 정말 능숙하게 물건을 팔았다. 어떻게 상품을 배치하면 상품이 더욱 돋보이는지도 알고 있었고, 손님들을 대하는 태도도 여유로웠다. 주최 측은 내가 준비한 따뜻해따뜻해 굿즈들을 보고는, 좋은 상품인데 눈에 잘 띄지 않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내 테이블 위에는 상품이 우르르 올려져 있었지만,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다른 도구들이 부족했다. 여러모로 초보 셀러라는 게 제대로 티 나는 하루였는데, 하물며 처음 써보는 카드단말기도 제대로 쓰지 못해서 손님들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플리마켓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배운 것들을 놓치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초보 셀러들이 알아두면 좋은 8가지 항목을 정리해봤다.  



다 팔아보겠다는 의지를 담았던 나의 테이블
동생이 질보다는 양이라며 찍어준 사진 중 하나




플리마켓 초보 셀러가 놓치지 말아야 할 8가지



01. 조명 

어제 내가 물건을 판매했던 곳은 수원 나혜석거리로 번화가라 조명이 밝았다. 하지만, 셀러들은 조금이라도 상품이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 별도 전구와 조명을 들고 나왔는데, 그것이 상품을 정말 돋보이게 만들었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밝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보는 시각과 소비자가 보는 시각에서 필요한 조명이 다를 수도 있음을 좀 더 고민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02. 상품 진열대 

상품 진열대가 있고 없고에 따라 상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깨달았다. 테이블 위에 그저 펼쳐져있기만 한 상품은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않는 이상 눈길을 끌기 힘들었다. 처음에 상품을 테이블 위에 펼칠 때에도 그런 생각을 많이 못했는데,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멀리서도 상품이 잘 보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멀리서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상품 진열대는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테이블보를 어떤 것을 쓰느냐에 따라 또 다르다. 어제 주최 측에서 나눠준 테이블보는 모두 일관되게 검은색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만의 테이블보를 가지고와 자신의 상품을 더욱 입체감 있게 만들었다. 주최 측이 다 준비해준다고 생각하지 말자. 주최 측이 준비해주는 것은 정말 최소한이다. 상품을 팔아야 하는 것도 셀러 본인 자신이고. 


03. 결제 시스템 

생각보다 현금으로 계산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놀랐다. 당연히 카드 계산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플리마켓에 오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현금'으로 거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래서 현금을 많이 들고 오지 않은 사람들은 현금이 많이 없으면 없을수록 더욱더 신중하게 상품을 고르곤 했다.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순간 조금 더 편하게 상품들을 보기는 했지만, 내가 그 부분을 제대로 강조하지 않은 탓에 놓쳐버린 손님도 있었다. 


카카오페이나 토스로 인해 결제 시스템이 편해졌지만, 카카오페이나 토스를 하는 손님들을 한 명도 만나볼 수 없었다. 오히려 아주 일반적인 계좌이체로 결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는 플리마켓의 특성이 반영된 것인지 아니면 전반적으로 아직 결제 시스템 인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04. 상품 소개 

상품 소개를 구두로 설명하기는 했지만, 손님들에게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설명을 더 할 필요는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설명을 할 수 있는 것들이 좀 더 배치되어 있었더라면, 그래서 호기심을 더 자극하게 만들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 그런 게 너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 손님들을 위해서 최소한의 설명도 필요할 듯하다. 


05. 연결 

내 옆에서 같이 상품을 판매하던 셀러는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하시면 스티커를 드려요'라는 문구로 손님들과 자연스러운 연결을 만들었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사이지만, 온라인으로 연결시켜 계속해서 소식을 주고받는 것이다. 단순히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서 하는 이벤트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손님들은 나중에 '따뜻해따뜻해' 소식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나는 홍보물로 제작했던 엽서가 있었기에 홍보와 연결을 함께 할 수는 있었지만, 스스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으로 끝나는 사이가 아니라 계속해서 연결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이 필요하다. 


06. 가격 

소량 제작을 한 탓에 제작단가가 높아져 자연스럽게 상품 단가도 높아졌다. 관심은 있었지만 가격 때문에 그냥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렇다고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가격을 내리지 않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붙잡을 수 있을까. 그때 엽서가 눈에 들어왔다. 캘린더를 구매한 사람들에게, 원하는 엽서를 골라보라고 이야기를 하자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기뻐했다. 엽서의 객단가는 사실 다른 상품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하나의 상품이다. 캘린더를 사면, 엽서를 준다는 건 그들에게는 상품이 하나 더 생기는 효과로 이어졌다. 그 엽서가 당장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생각지 못했던 것이 등장하는 순간, 캘린더 가격의 부담감이 덜어졌다. 적정한 가격으로 사람들에게 가격 부담을 내려주는 게 가장 베스트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덤'이 정말 효과적이다. 대놓고 덤을 주겠다고 했다면 어제의 판매량은 좀 달라졌을까? 


07. 쇼핑백 

상품은 준비되어있는데, 쇼핑백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하지만 쇼핑백까지도 하나의 상품에 포함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반대로 엽서의 경우에는 주문 제작한 엽서 봉투에 엽서를 넣어서 드렸는데, 엽서 봉투가 예뻐 엽서를 사신 고객들은 만족도가 높았다. 처음엔 상품이지만, 마무리는 쇼핑백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따뜻해따뜻해' 문구가 쓰인 쇼핑백이나 에코백을 들게 만들었다면, 아마도 홍보효과가 더 컸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08. 상품 구성 

처음에는 엽서를 낱장으로 팔지 않았다. 엽서를 세트로만 판매하려고 했는데,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한 장의 엽서를 사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아 계획에 없던 낱장 엽서를 판매하게 됐다. 그러자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엽서를 사기 시작했고 판매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사실 탁상달력이 15,000 원이고 그 안에 들어간 엽서 이미지는 13개다. 그러니까 엽서를 구매하는 것보다는 캘린더를 구매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머릿속에 캘린더는 1개이고, 엽서도 1개다. 캘린더 안의 구성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같은 돈을 내고도 몇 개의 상품을 살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만약 내가 캘린더에 들어간 상품 구성을 조금 더 잘 풀어냈다면, 사람들은 캘린더에도 눈을 좀 더 돌리지 않았을까? 


상품 가격대는 낮은 것부터 높은 것까지 다양하게 필요하다. 매출을 높이려면 높은 가격대의 상품이 필요하지만, 만약 그것을 못 사는 손님들도 미안해서라도 사게 되는 것이 1,000 원 대의 상품이다. 다만, 상품 구성을 너무 다양하게 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판매한 엽서가 18종이었다. 원래는 세트로 판매할 생각으로 펼쳐놓았던 것인데 어제 손님들의 표정을 보니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어려워했다. 어떤 손님들은 고르기를 포기하고 아무것도 못 사는 경우도 있었다. 상품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던 하루였다. 



많이 배운 하루였다. 옆자리에 앉은 인연으로 옆자리 셀러 분하고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자기도 처음에는 엄청나게 짐을 많이 들고 다녔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마켓은 마음을 비우고 참여해야 재밌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는데, 그게 맞는 말 같았다. 나는 어제 욕심을 좀 부렸다. 그 탓에 몸이 좀 고생했지만, 배운 건 정말 많다. 왜 계속 서있냐는 분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사실 잠시 앉아있기는 했지만 앉아있을 생각은 별로 없었다. 잠시 식사할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서있었는데, 손님들과 눈높이를 맞춰서 이야기하는 게 나는 더 좋았다. 덕분에 오늘 아침에 늦잠을 자기는 했지만, 만약 내가 앉아서 손님을 맞이했더라면 어제의 판매량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참여한 마켓은 수원 청년주간을 맞아 준비된 '안녕 청년 마켓'이었다. 그래서 손님들 역시 '청년들이 열심히 하네~'라는 눈으로 바라봐주셨다. 그랬기에 응원도 많이 해주셨고, 지갑도 열어주셨다. 온라인에서만 머물렀던 나의 활동들이 오프라인을 만나 점점 더 확장되어간다. 다 적고 보니... 이렇게 부족했던 초보 셀러였는데도 와서 응원해주고 구매도 해주신 분들에게 정말 너무 고맙다.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01. 어서와 플리마켓 셀러는 처음이지?

02. 플리마켓 초보 셀러가 놓치지 말아야 할 8가지




따뜻해따뜻해


글 : 문은지 / 그림 : Peevee

출판사 : 더심플북스 

후원 & 주문 : https://www.tumblbug.com/warmw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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