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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Apr 09. 2018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내가 글 쓰고 네가 그림 그리고


내가 글 쓰고 네가 그림 그리고

01.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긴 겨울 끝에 만났기에 서로를 만난 것이 너무나 따듯했고, 두꺼웠던 옷을  집어던지고 서로를 껴안았기에 한없이 가벼웠다. 너를 보았을 때, 세상이 꽃으로 뒤덮이기 시작하여 내 마음이 설레었고, 그 꽃을 너에게 줄 수 있어서 내 마음이 벅찼다. 사랑한다는 말을 꺼내어 너의 손에 쥐어줬을 때, 너는 내게 사랑한다는 화답을 입술로 가져와 전해주었다. 너를 만나 나는 봄이 되었고, 너의 품 안에서 나는 더 이상 춥지 않았다.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내게 다가와준 것만으로도 너무 기뻐서 나는 어찌할 바 모르는 강아지처럼 너를 따라다녔고, 그렇게 네 주위를 하루 종일 맴돌아도 나는 지칠 줄 몰랐다. 너는 나를 보며 웃어주었고, 너의 손길에 나는 아직 털어내지 못한 눈을 털어낼 수 있었다. 내 마음이 너를 향해 춤을 추었고, 너를 생각하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너는 봄이었고, 나도 너를 만나 봄이 되었다. 벚꽃이 비처럼 내리는 곳에서 우리는 손을 부여잡고 함께 걸었다.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우리는 오롯이 서로만을 바라보았다. 나의 머리 위에 떨어진 벚꽃을 바라보며, 너는 예쁘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부끄러워 너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고, 그런 내 곁에서 너는 아무 말 없이 웃으며 같이 걸어주었다.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봄처럼 아주 짧게 나를 스치고 간 사람이었다. 봄비에 벚꽃이 우수수 떨어지고, 찬 기운에 기침이 났다. 나의 얇아진 옷을 감싸 안을 너의 팔이 없어, 나는 결국 감기에 걸렸다. 봄이었던 너를 보내고, 너를 만나 봄이 되었던 나도 감기 몸살과 함께 떠나보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와야 했지만, 너를 보내고 나는 다시 겨울을 맞이한 채 여름과 가을을 모두 잃어버렸다.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따듯한 봄을 찾을 때마다, 나 역시 너를 찾는다. 


봄이 온다. 

네가 없는 봄이 오고 있다. 




이예성 작가의 시선 



당신과 함께했던 봄, 그리고 당신이 없는 봄. 

같은 계절이지만 분명 다릅니다.

봄이 올 때마다 같이 찾아오는 옛 추억으로 물들어가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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