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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사이다 Nov 13. 2021

일을 잘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

일을 잘하고 싶다는 것은 모두의 욕망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정확히 일을 잘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싶은 것, 풀고 싶은 것, 도달하고 싶은 것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방향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방향성을 잃어버리면 헤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대상과 경쟁을 하기 시작한다. 어떻게 보면 경쟁을 통해 경쟁우위에 서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가 싶다. 그래서 생각을 하지 않고 열심히만 할 경우에 본성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해서 나의 욕망의 근원, 내가 진짜로 풀고 싶어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사람이 가만히 있으면 어떤 변화도 생기지 않는다. 사람은 살아있고, 따라서 행동을 하기 마련이고 그로 인해 변화가 생겨난다. 의도나 목적이 없는 행동도 있겠지만,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 행동이 대부분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목표와 그걸 달성하기 위해 하는 일련의 행동 과정이 일이 아닌가 싶다. 일의 핵심적인 부분은 그래서 목표와 행동 과정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목표에 도달한다는 것이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행동 과정이 잘 수행되어야 한다.


일의 시작부터 어려운 점은 바로 이것이다. 목표. 목표를 제대로 스스로 정의해본 적이 살면서 몇 번이나 있을까? 하라고 해서 하거나, 남들이 해서 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어디에 도달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죽어라 달린다고 해도 결국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로 계속 남는 것뿐이다. 해보지 않은 일이라서 어려운 것이다. 이것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나의 일은 어떤 목표점을 가지고 있나"라는 생각을 행동을 하기 전에 해야 하지 않나. 이미 달리고 있다고 해도 괜찮다. 잠시 멈춰서 생각하는 것은 내가 생각했을 때는 좋은 것이다.


목표를 잘 세워야 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라는 질문이 퍼뜩 떠오른다. 잘한다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따라서 특정 몇 개의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어떤 목표가 중요한지, 무엇을 진정으로 하고 싶은지, 혹은 무엇을 진짜로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어떻게 보면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나라는 존재와 정신 속에 내가 살아오면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목적이 녹아들어 있다.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나의 진짜 목표를 찾아내는 과정. 그 과정이 인생에 꼭 필요하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 수없이 많은 목표들을 만나면서, 어떤 목표가 가치가 있었고 어떤 목표가 가치가 없었고 또 어떤 목표가 나를 가슴 뛰게 했는지 경험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점차 목표라는 것에 대해 친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은 그야말로 수련의 과정이다. 10초짜리 목표를 이루는 것은 어렵지 않다. 10초 동안 한 눈을 팔거나 다른 행동을 할 가능성도 적기 때문에 자동으로 집중이 된다. 그리고 10초짜리 목표는 난이도가 낮고 보통 혼자 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집안일들은 혼자서 하면 되고, 집중 안 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다. 하지만 1일, 3일, 10일짜리 목표 이렇게 올라가다 보면 어떨까? 점점 목표의 난이도도 올라가고 혼자서만 달성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가 달성하기로 한 목표와 그걸 하기 위해 해야 하는 행동 이외에도 나의 관심과 시간을 뺐어가는 것은 세상에 너무나 많다. 그렇게 목표 의식이 흐릿해지고 해야 하는 행동 이외의 다른 쓸데없는 행동들을 많이 하게 된다. 위에서 집안일을 이야기했지만 10분이면 끝날 일을 이것저것 다른 걸 하면서 2시간 동안 하는 나 자신을 매일 발견한다. 물론 사람의 뇌가 즉각적으로 발생하는 생각들과 목적 없는 행동들을 많이 하도록 되어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습관은 결국 더 어렵고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할 때 독이 된다.


또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경우에 다른 사람들이라는 큰 변수가 생긴다. 나 혼자 목표에 집중하는 것도 어려운데 다른 사람을 어떻게 목표에 집중하게 할 수 있을까? 지금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찾고 제대로 체화하는데 시간이 걸렸듯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사람은 자신이 진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에 시간과 열정을 쏟는 경향이 있지 않나? 그래서 어떻게 보면 '설득'이라고 불리는 행동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이 과정도 상당한 수련이 아닌가 싶다. 나 혼자 잘하기도 어려운데 함께 잘해야 한다니. 너무나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하고 가치 있는 목표 중에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을 많지 않을 것이다.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을 설득하는 일. 이 수련을 거치는 동안 나의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 그리고 사람에 대해서 더 알아가게 될 것이다. 일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사람을 이해해야 일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일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는 나를 이해하며 목표를 정확히 세우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며,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능력을 배우고 수련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일을 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게 되지 않을까. 따라서 나는 인생을 배우기 위해 일을 배우고 삶을 의미 있게 잘 살기 위해서 일을 잘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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