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표 대신 나침반
사람들은 네가 어디 다니는지, 얼마 받는지, 무슨 직함인지 묻곤 해.
그 질문에 답하면 잠깐은 마음이 가벼워지지. 인정받은 것 같으니까.
그런데 불을 끄고 누웠을 때 남는 건 남의 평가가 아니라 내 마음의 소리야.
“이 길이 정말 내가 원한 길인가?”
그 한 문장이 자꾸만 맴돈다면, 이제는 바깥의 시선보다 안쪽의 기준을 들어볼 차례야.
남의 시선은 조명처럼 환하지만 네 하루를 대신 살아주진 못해.
밝게 비추는 동안만 마음을 달래 줄 뿐, 일이 끝나고 나면 다시 고요가 찾아와.
그 고요 속에서 버텨주는 건 박수가 아니라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이더라.
많은 지식 노동자들이 타인의 평가 때문에 평생의 가치가 흔들리는 불안감을 겪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상사의 말 한마디,
연말 평가 점수 하나가 노력을 가려 버릴 때가 있지.
이럴 때는 나에게 중요한 가치가 하루를 지탱해 줘야 해.
내가 오래 붙잡아도 의미가 남는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는가,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갈 여지가 느껴지는가.
『청년 도배사 이야기』를 펴낸 배윤슬 도배사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용기를 건넸어.
스물아홉의 나이에 안정된 사회복지사 일을 내려놓고 기술을 선택한 그녀는,
정직한 노동에서 자신의 기준을 찾았다고 말한다.
“도배는 제가 몸을 움직여 한 폭, 두 폭 벽지를 붙여야만 결과가 나오거든요.
꾀를 부리면 결과가 전혀 없어요.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초보자라도 계속해서 벽지를 붙여 나가면 결과가 쌓이면서 성장하고요.”
네가 땀 흘린 만큼, 네 실력만큼 벽이 완성되는 거야.
누구의 평가도 아닌, 네 손으로 만든 결과가 그대로 남지.
이것이 바로 내가 세운 기준이 주는 단단한 만족감이야.
모두 도배를 하라는 게 아니야.
어떤 일을 하든, 결과를 내기 위해 정면으로 부딪혀야 하는 자리에서
너만의 정직한 기준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지.
기준은 거창할 필요 없어. 손안에 들어오는 언어로 적어 보자.
나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일하려 한다.
이 기준을 어기지 않겠다.
한 번 써 보면 안다.
기준이 있을 때 선택이 단단해지고, 거절이 덜 아프고, 비교의 소음이 줄어든다는 걸.
배윤슬 님이 벽지 한 폭을 붙이듯, 너도 오늘 한 가지만 골라 네 기준대로 끝까지 완성해 보는 거야.
회의 자료를 만든다면 상사가 좋아할 말만 채우지 말고,
정말 필요한 데이터 하나를 더 파서 넣어 봐.
시간이 더 걸려도 괜찮아. 그게 네 기준이니까.
글을 쓴다면 조회수를 의식한 제목 대신, 정말 전하고 싶은 문장 하나를 첫 줄에 배치해 봐.
반응이 적어도 괜찮아. 그게 네 목소리니까.
사람을 만난다면 명함을 교환하는 자리에서 한 발짝 더 들어가 봐.
“요즘 어떤 고민하세요?” 한마디만 물어도 그 사람 눈에 네가 다르게 보일 거야.
그게 네 방식이니까.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니라 방향이야.
오늘 한 가지를 네 기준대로 해냈다면, 그건 남의 점수표에 기록되지 않아도 네 안에 단단히 쌓여.
내일 또 한 가지를 더하면 그게 너의 일하는 방식이 되고, 결국엔 네 삶의 결이 돼.
남의 점수표로는 너를 다 설명할 수 없어.
너를 설명하는 건 네가 지킨 기준과 네가 만든 변화야.
남의 평가 말고, 나의 기준.
오늘은 그 나침반을 손에 쥐고 한 걸음 내딛자.
벽지 한 폭을 붙이듯, 오늘 한 가지를 네 방식대로.
- 내가 일할 때 절대 어기지 않을 기준 한 가지는 무엇인가?
- 오늘 한 가지를 '내 방식'대로 해본다면 무엇을 선택할까?
흔들려도 괜찮아요.
기준을 만들어가는 거니까요.
오늘 하루, 남의 점수표가 아닌
나의 나침반을 보며 한 가지를 완성해 보세요.
회의 자료 한 장.
메일 한 통.
대화 한 마디.
그 한 가지가 당신의 방식을 만들어갈 거예요.
「밥벌이여도 괜찮다 - 의미는 강요가 아니라 선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