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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Oct 24. 2017

영화 <오베라는 남자>
가을에 볼만한 영화

영화리뷰


영화 <오베라는 남자>

가을에 볼만한 영화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원작 소설
<오베라는 남자>     



그의 소설은 이미 국내에도 충분히 유명했다. 주위에 그 책을 읽어본 사람이 심심찮게 존재했다. 그러나 사실 책에 비해 영화의 활약은 미미한 편이었다. 작년 5월, 국내에도 상영관 개봉을 하였으나 당시 곡성, 아가씨, 부산행 등 쟁쟁한 한국영화에 밀려 흥행에 실패했다. 아무래도 막강한 자본을 등에 업은 다른 영화에 비해 배급사의 차이도 분명 존재하였을 테고, 영화가 예술영화 성격이 짙은 탓에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을 것이다.     


 

영화 <오베라는 남자>는 세상에 대한 끝없는 불만과 사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안고 있는 주인공 오베(롤프 라스가드)가 죽기 전 어떻게 세상과 다시 친해지는지 그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오베는 망자인 소야(이다 엥볼)를 향한 그리움 때문에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하지만 이웃들 때문에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럴 때마다 그는 불같이 화를 내면서도 끊임없이 따듯한 정을 선사하는 파르바네(바하르 파르스) 덕분에 점차 마음을 열게 되는데 그 과정이 꽤나 감동적이고 뭉클하다.      


 


오베는 ‘관종’이었다       


  

오베는 표현이 서툰 사람이었다. 매사가 불만이었고, 툴툴거리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자신의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그 사람을 가차 없이 ‘나쁜 사람’의 틀에 가두었다. 기본적으로 오베는 자신만 옳고, 타인은 모두 그르다, 라는 이분법적인 시선을 견지했다. 그러니 당연히 주위에 단 한 명의 친구도 없었다. 그래도 소야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그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었다. 그의 아버지가 그랬고, 소야가 그랬다. 그러나 소야까지 병으로 세상을 등지자, 오베는 사람들에게 더욱 까칠하게 굴었다. 그리고 그는 세상을 살아갈 이유마저 잃어버렸다.       



그렇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은 외로움의 표시였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는 그런 식으로 존재감을 표시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는 것이었다. 그에 관한 힌트는 오베와 파트리네 가족과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오베는 파트리네 가족이 그의 앞집으로 이사 온 그 순간부터 대놓고 면전에다 핀잔을 주었다. 운전이 어떻고, 차는 밖에다 놓아야 한다는 등등. 그런데 정작 파트리네 가족이 도움이 필요하다며 정중하게 부탁을 했을 땐 외면하지 못했다. 웬만한 부탁은 전부 들어주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은근 뿌듯하게 여겼다. 실은 그도 관심을 필요로 했다. 그 방법이 서툴렀을 뿐 그는 기본적으로 따듯한 사람이었다.      



사실 누구나 어느 정도 관심을 끌고 싶어 한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관심 받는 걸 꺼려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남들과 조금 달라야 한다. 옆 사람과 똑같아서는 타인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외모적으로 잘생겼거나 예쁘면 자연스레 관심이 쏟아진다. 또, 매너가 유독 좋거나 능력적으로 뛰어나면 관심이 따르게 되어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오베는 어쩌면 관심을 끌기 위해 ‘까칠’이라는 나름 차별화 전략을 썼던 건지도 모른다. 비약적인 주장이라고? 생각하기 나름이다.    


 

남녀노소 볼만한 영화      



영화 <오베라는 남자>는 아쉽게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작품성 면에서 훌륭했다. 원작 소설의 내용을 충분히 담았다는 평이다. 특히나 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읽었다면 영화와 비교하면서 볼 수 있기에 그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영화가 주는 묘미는 자극적이지 않은 특유의 잔잔함에 있었다. 그것이 양날의 검이 되어 동시에 지루하단 평을 내놓기도 했으나 평소 잔잔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 영화가 제격일 것이다.      



영화는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였다. 오베의 여생과 쓸쓸한 가을은 왠지 모르게 맞아 떨어졌다. 영화를 보면서 한 해를 되돌아봐도 좋을 것 같다. 무엇이 자신을 그토록 힘들게 하였고, 또 웃게 만들었는지. 오늘, 남녀노소 볼만한 영화인 영화 <오베라는 남자>를 소개한다.  



작가의 한줄평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
한 해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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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4.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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