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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Apr 21. 2019

정이현 장편소설
<안녕, 내 모든 것> 리뷰

책소개



“이 책은 내가 읽은 정이현 작가의 두 번째 책이다. 지난 번 읽은 소설(정이현 작가의 2006년 작품 <달콤한 나의 도시>)이 워낙 강렬해서 다른 책도 읽어 봐야지 했는데, 이번에 읽게 됐다. 결과는 역시 ‘재밌다’였다. 나는 그녀의 문체가 좋았다. 그녀는 한 사람의 감정을 깊고 세세하게 담아낼 줄 알았다. 꼭 현실의 사람처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그녀의 소설을 읽으면 그 내용에 흠뻑 빠져 절대 잊어버리지 않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이 여전히 내 머릿속에서 살아갔다. 소설이 그저 소설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정이현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2013년 7월 5일 출간한 정이현 장편소설 <안녕, 내 모든 것> 추천사.          





① <안녕, 내 모든 것>은 어떤 책?

# 역시 정이현 작가의 소설.    


 

역시 정이현 작가의 소설이었어요. 그녀의 책은 아무리 길어도 금세 읽게 되죠. 그 내용에 흠뻑 빠지게 되고요. 워낙 입체적이고 세세하게 써 내려요. 그녀의 두 번째 책도 대성공, 너무 재밌었어요.     



소설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언급하면, 세 명의 고등학생에 관한 이야기예요. 그 셋은 서로 친구인데, 저마다의 아픔을 안고 있죠. 그 아픔이 극적이면서 동시에 현실적이어서 공감이 갔어요. 우리는 누구나 그 정도의 아픔을 갖고 있죠.      



그 세 명의 친구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지 다루고 있어요. 때론 세미의 눈을 통해, 때론 준모나 지혜의 눈을 통해서.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이 너무 우울하지도, 너무 밝지도 않아서 좋았어요. 현실이 그렇잖아요. 누구나 아픔이 하나씩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울하게 사는 것만은 아니잖아요. 친구들끼리 모여 놀기도 하고, 추억도 쌓고, 또 혼자서 깊은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그것이 인생이잖아요. <안녕, 내 모든 것>은 그러한 인생의 단면을 잘 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녀의 소설은 어떻다 어떻다, 결론을 내리는 것이 무의미해요. 그냥 소설이자 현실이에요. 현실에서 현재 나의 삶이 어떤 결말을 갖고 있진 않죠. 그냥 살아가는 것이지, 어떤 삶을 살고 있다 정의하는 게 무슨 소용이에요. 이 소설도 마찬가지예요. 그냥 타인의 삶을 접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② <안녕, 내 모든 것> 좋았던 점

# 놓고 싶지 않았던 책.     



놓고 싶지 않았다는 것. 그게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그녀의 소설은 뒷내용을 항상 궁금케 해요.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내려놓기 어렵죠. 이 책도 마찬가지였어요. 소설의 첫 장을 펼칠 때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계속 이 책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③ <안녕, 내 모든 것> 아쉬웠던 점

# 다소 아쉬웠던 인물 설정.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인물 설정이었어요. 다소 너무 극적이었어요. 소설이라 극적인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정이현 작가의 소설은, 그러니까 <달콤한 나의 도시>는 그렇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어요.     



주인공 세미의 배경, 할머니의 성격 등은 우리가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것과 매우 닮아 있었어요. 지혜의 암기 능력은 실제로 존재하는지 모르겠으나 너무 특수한 것처럼 느껴졌고요. 그리고 그 셋이 전부 친구가 별로 없고 조용하단 것도 흔히 보는 것 중 하나라 조금 뻔했어요.     



<달콤한 나의 도시>의 오은수는 정말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 같아서 좋았어요. 실제 지인 중 한 명처럼 친근했죠. 저는 그러한 인물 설정이 정이현 작가의 능력이고 매력이라 생각했거든요. 두 번째 책에선 조금 다른 모습을 본 것 같아요. 그래도 그녀의 문체는 여전히 좋았답니다.       


   



④ <안녕, 내 모든 것> 읽고 든 생각.

#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결말. 급하게 끝내려 했던 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궁금했던 것은 결말이었어요. 할머니 시신을 유기했던 것인데요. 상식적으로 그 순간에서 왜 시신을 유기했던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어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 했던 것인지, 아니면 급하게 소설의 결말을 내느라 그랬던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전후 사정상 세미가 할머니를 죽인 것도 아니니 시신을 유기할 이유까지 특별히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말이죠. 아마도 어떻게든 결말을 내고자 내렸던 선택은 아닐까 싶어요. 그 이후의 이야기도 사실 의아하긴 마찬가지였고요. 왜 그들은 그 이후에 서로 보지 않았고, 십 년도 더 지난 시점에 찾아와 세미가 지혜를 만난 것인지, 열린 결말은 열린 결말인데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결말이었어요.    


       


2019.04.21.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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