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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Feb 18. 2020

27. 프리랜서의 수익

정용하 에세이



오늘은 프리랜서의 수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많은 분들이 프리랜서의 삶을 꿈꾸는 것으로 안다. 나 역시 그랬다. 사실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아직 프리랜서가 전업이 아니며, 투잡을 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리랜서의 삶이 원래 그렇다. 자신이 가진 전문성만으로 먹고산다면 그것은 크나큰 행운을 입은 사람이다. 대부분의 프리랜서는 이것저것 하며 벌이를 충당하는 삶을 산다. 어찌 됐든 그렇게 모인 돈의 액수가 크다면 나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 몸과 마음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지금 나는 프리랜서로 돈을 벌기 시작한 지 반년이 조금 넘었다. 처음엔 그냥 푼돈이라도 벌어보자, 뛰어든 일이었는데, 하다 보니 그 액수가 점점 커졌다. 프리랜서의 재미란 바로 그런 것 같다. 하면 할수록 실력도, 벌이도 는다는 것. 하기에 따라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다달이 액수를 늘려가는 재미가 있다. 그것은 마약과도 같아서 한 번 맛보면 헤어 나오기 힘든 수준이다.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기 어렵지만, 이번 달 나는 아르바이트 벌이와 맞먹는 금액을 벌었다. 달이 끝나기까지 아직 열흘이나 앞둔 시점이라 그 액수를 상회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참고로 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최저시급을 받고 일한다. 벌이가 점점 늘어나니 어찌 재밌지 않겠는가.     


꼭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니다. 프리랜서는 오로지 내 능력만으로 버는 것이다. 회사에 내 노동력을 주고 받는 대가가 아니라 내 전문 능력을 팔아 버는 돈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된 듯하다. 쓸모 있는 사람. 나는 참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것이 어떤 쓸모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무엇이 됐든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 도움을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로 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최근 나의 모습이 그 바람에 조금은 가까워진 듯하다. 그래서 너무 기쁘다. 몸이 힘들어도, 마음은 아주 행복하다. 이 삶이 그토록 내가 바라던 삶이었다.     


이번 글에서 나는 프리랜서로 돈을 버는 방법을 이야기하려고 한 게 아니다. 어떻게 해야 프리랜서로 돈을 벌 수 있는지, 그 힌트를 주려는 것뿐이다. 실제 돈을 벌어 보니 아주 간단하더라. 그 간단하다는 것이 돈을 벌기 쉽다는 뜻이 아니라, 사실 알고 보면 그 원리가 간단하다는 것이다. 즉 그냥 상대방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면 된다. 상대방이 꼭 필요로 하는 도움.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할수록 수익의 크기는 커진다. 여기서 핵심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혼자 짐작하지 말고, 상대방이 그 도움을 실제로 필요로 하는지 따져보라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실제 원한다면 수익성을 낼 수 있다.          


그러니 프리랜서로 살고 싶다면 내가 가진 능력을 따지지 말고, 줄 수 있는 도움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라. 그것은 같은 이야기 같아도 누구의 관점에서 바라보느냐가 명확히 다르다. 내 입장은 버려라. 상대방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라. 그러면 조금은 힌트가 보인다.  

        

물론 내가 가진 능력도 아주 중요하다. 그것 없이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에만 너무 혈안이 되어 있다면 거창한 능력만을 떠올리게 돼 있다. 이미 준비된 상태여야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고 여긴다. 사실 그건 아니다.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타인이 그걸 필요로 한다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 내 부족한 능력이 누군가에겐 부러운 능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부족한 능력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누군가를 떠올리기 바란다. 그 상대를 도와주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실력은 향상될 것이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수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현 시점에서 누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사소한 것부터 따져보길 바란다.          


내가 가진 능력과 상대방이 꼭 필요로 하는 것 사이의 교집합이 바로 수익이 나타나는 지점이다. 그 교집합의 크기가 커질수록 수익도 따라 커진다. 그러니 책상 위에 앉아 종이를 펴놓고 한 번 적어 봐라. 내가 가진 능력을 사소한 것부터. 쓰레기 줍기, 뭐 이런 것이 될 수도 있다. 거창한 능력만 능력으로 보지 말고, 아주 사소한 것도 지나치지 마라. 결국 내가 나를 잘 아는 데서부터 모든 것은 출발한다. 그런 다음, 그 관련하여 상대방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옆에다 똑같이 적어 봐라. 나 같은 경우엔 블로그를 그래도 남들보다 잘하고, 상대방은 그 운영 능력을 꼭 필요로 한다. 그러면 나와 상대방 사이에 교집합이 생기고, 거기서 수익성이 나온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지 않은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거창한 것만 생각하지 않기. 낙서하듯 사소한 것까지 다 적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트렌드가 'N잡러'라고 한다. 어렵게 정규직 자리에 들어가도 '투잡'을 자처한다. 나는 단순히 이것이 유행의 의미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들의 불안과 자아실현 욕구, 저녁 있는 삶이 잘 버무려진 현상이다. 그러니 더는 망설이지 말고, 나의 성장을 위해,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선한 영향력을 펼치기 위해 프리랜서의 삶을 시작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자존감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활기차진다. 당신도 시작할 수 있다.




2020.02.18.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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