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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Mar 24. 2022

봄이 되면 목이 아픈 이유

오늘 날씨가 어떤지 밖을 내다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특히 봄, 베란다 블라인드를 올리면 두근두근 마음이 설렌다. 겨울의 온도를 조금만 벗어나면 나무들은 봄의 시작을 알려준다. 멀리서 보면 12월에도 2월에도 여전히 메마른 가지로 똑같은 장면 같지만 정말 자세히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가지 끝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예민하게도 자연은 먼저 봄을 느끼고 봄 준비에 나선다.



조금씩 워밍업을 하는 나무들은 3월이면 차례대로 봉오리가 맺히고 이내 꽃을 피운다. 약속이나 한 듯 하나씩 차례대로.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나무들이 제일 먼저 축포를 터뜨린다. 여기가 제일 따뜻한 곳이야! 이런 느낌으로. 그곳을 바라보다 보면 이내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곳에 눈이 간다. 큰길이면 골고루 햇살이 비칠 텐데 아파트 안에는 하루 종일 빛이 들지 않는 곳도 있고, 하루에 몇 시간 바짝 빛을 받는 나무들도 있다. 응달에 머문 나무들은 성장이 아무래도 느리다. 우리가 알고 있는 3월의 피는 꽃일지라도 시간을 조금 비켜 늦게 개화하기도 한다. 



같은 종류의 꽃도 피는 시기가 다 다르다는 것. 

봄이 되면 때마다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 








활짝 핀 꽃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도 찍고, 저 멀리 핀 꽃을 가까이에서 보려고 일부러 둘러서 가기도 한다. 

눈높이에서 쉽게 보이는 꽃 그리고 저 높이 있는 가지까지 느껴보고 싶어서 하늘에 닿을 만큼 목을 쭉 내밀어보기도 한다. 




지금 현재 이 시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지나면 놓쳤구나 싶고 그때 조금 더 관심 있게 해 볼 걸 후회되는 일들.. 매년 오는 봄인데 뭘 그리 유난이냐 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2022년의 봄, 나의 40살 봄은 딱 지금 뿐이다.

내년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게 인생이니까.



기온이 조금 높아진 오늘,

더 봄을 느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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