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준을 갖고 산다는 건 참으로 부러운 일이었다.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자랐길래, 얼마나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았길래... 지금까지의 삶이 푸르게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았다. 결핍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너무 높은 기준을 가지고 나를 평가하는 것이 힘들어서 나는 그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고서 끝내 유연한 기준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하나둘 눈에 보였다. 얼마나 힘든 과정이었을지 다 알 수는 없지만 어지럽고 혼돈의 속에서 나를 지켜낸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나의 기준은 적당한가?
나의 기준을 남에게도 들이대는 것은 아닐까?
나 좋자고 나에게 편하다고 적용하며 들이대는 줄자를,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지 자꾸만 돌아보게 만드는 날이다. 상대방의 힘듦, 노력, 배려는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채 내 이야기만 강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 사람이 결코 되지 말자고 다짐하는 그런 날이다.
다툼이 있는 그 시간, 내가 빼놓았던 최소한의 배려가 그에게 가 닿지 않았다면... 그건 이미 배려라는 이름이 붙여지지 못한다. 밟히고 의미가 희석되어버린... 나만의 감정에 빠져버린 상대방은 미처 아직도 알아채지 못한, 그곳에 남겨둔 나의 예의를 다시 주워 담고 싶다.
그냥, 오늘은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