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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Aug 16. 2021

마음이 소란스럽다

불만+욕심+질투

마음이 소란스럽다.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새벽 기상도 귀찮아졌다.

똑같은 일상인데 어제와 오늘의 기온차가

확연하게 달리 느껴질 때마다 조금 혼란스럽다.

매일이 즐거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며칠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활기찬 나로 살 거라는...

그 정도는 인지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럴 때 나의 마음이 변화한 이유를 알고 싶어

왜, 라는 물음표를 계속 던져본다.


왜 평온한 일상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걸까

왜 모든 것이 엉켜있어 보일까

왜 자꾸 짜증이 날까

왜 아무것도 잘 해내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까


정확한 답을 얻을 때보다 얻지 못할 때가 많지만,

그때마다 무언가 내려놓고 그저 지금 나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결론은 매번 똑같다.

무언가 불만이 생겼거나 

욕심에 닿지 못했거나

누군가 부러워졌거나...

뚜렷한 이유가 포착되지 못했어도

 범위 안에 모든 이유가 있다.








내 일을 시작하고 나니

일과 육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아이는 스스로 큰다, 엄마는 그저 지켜봐 주면 된다는

그 말에 기대어 그냥 양육만 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것과 돌보는 것은 엄연히 다른데

나는 이 둘 중 무엇을 하고 있을까?


온라인으로 만나는 사람이 늘어나니 핸드폰을 잡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내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이웃 글을 방문하고,

내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고 이웃 사진을 보고,

많은 단톡방에 쌓인 대화를 대충이라도 읽어보고..


매일 반복되는 일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아이들은 

"엄마 핸드폰 그만해야겠어"

경고를 날린다. 


누군가에게 댓글을 달다가 

아이들의 부름에 그 행동을 즉각 멈추는 일은 참 어렵다.

그래서 온라인상으로 만난 누군가의 마음에 공감하는 일이 

내 아이들을 바라보는 일보다 중요해진 순간도 많다.


아이들과 24시간 함께 하다 보니 

내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침범당하고 있다.

그에 따른 불편함이 생겼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은 그대로 있고,

누군가는 이런 일상을 평온하게 잘 지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나만 허우적대는 모습.

시간부족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된 일이

타인과의 비교까지 닿았으니 

마음이 소란스러울 수 밖에.


그래, 일상의 평화로운 그림이 그리웠구나...


지금 나에게 제일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아이들을 바라보는 일보다 가치 있는 일이 있는지,

오늘도 되물으며 마음을 가라앉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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