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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Nov 29. 2021

21년 남은 1달

올해, 잘 살았다

다이어리를 쓰며 오늘 그리고 이번 주를 시작해본다. 주간 계획을 세우는 페이지를 펴두고 날짜를 쓰다 보니, 이번 주는 11월의 마지막, 12월의 시작임을 발견했다. 11월이 이제 이틀 남았구나.. 한 장 남은 달력을 쳐다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토요일 밤 친정에 다녀오는 길에 본 교회, 이미 화려한 불빛이 건물을 감싸고 있었다. 성탄절을 한 달쯤 앞서 이미 불을 밝히고 있었다. 의미는 모르지만 그저 반짝이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은 "우와"를 외쳤다.

"우리도 트리 꺼내야겠는데?"

큰 아이는 반짝반짝 불빛을 보더니 집에 있었던 트리가 생각이 났나 보다. 하긴 매년 12월이면 트리를 꺼내 두고 나름 한 해의 마무리하는 기분을 냈었다. 집으로 오자마자 트리를 찾는 아이들. 손수 꺼내와서 불을 켜본다. 

"와~너무 이쁘다"

아이들의 웃음과 노란 불빛 덕분에 집에 온기가 돈다.



다음날 아이들은 트리가 허전하다며 스케치북에 장식품을 직접 그려서 알록달록 색칠을 한다. 작년, 트리에 매달려있던 것들이 거의 망가져서 버리고 난 후라 트리에는 딱 불빛만 있는 상황. 아이들은 손수 만든 장식품들을 가위로 오려 트리에 붙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덕분에 우리 집만의 트리가 완성되었다.






12월은 일정이 여유롭여졌다. 잡혀있었던 강의들도 마무리가 되었기에 다이어리를 펼쳐두고 한참 동안 쓸거리가 없어서 멍하니 있었다. 이번 주는 뭐하지. 이렇게 할 일없는 시기는 정말 오랜만이라 일을 만들어야 하나, 벌려야 하나 고민까지 들었다. 

그러다 올해 1월로 돌아가 내가 무얼 하고 살았나.. 살펴본다. 독서모임, 하루 리셋 모임, 글쓰기 모임, 유튜브, 글쓰기, 원고 쓰기... 매일 그리고 매주, 매달 참 부지런히 채웠다. 동네책방 그리고 문화센터, 도서관에서 강의 또는 모임까지 진행했던 올해. 비슷한 듯 다른 결의 사람들을 만나면 나의 곁도 채워졌다. 무언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이어리에 쓰인 글들을 하나씩 읽다 보니 이만하면 21년 잘 살아왔네, 기록 해두길 잘했다.. 싶다.



2021년 12월, 

내년을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올해를 끝까지 잘 보내고 싶다.

다시 시작하는 해였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한 해였다.

소중한 21년을 조금 더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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