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이번에 대학교 들어간거야?"
"네."
"맨날 교복입고 오던 인사잘하는 애가 어른되서 알바하겠다고 찾아오니까 신기하네. 그래. 주말야간이라구? 잠도 못 잘텐데 괜찮겠어?"
"제가 고등학교때 하루 네시간자면서 공부했던 놈입니다. 야간알바 쯤이야 버틸 수 있어요."
"그래. 여기 cctv가 있긴 한데, 뭐 새벽 넘어가면 원채 손님도 없으니까, 엎드려서 좀 졸거나 하는건 상관 없어."
"저.."
"아, 시급. 가만있어보자. 법정 시급이 4110원인가? 우린 그거 못 줘. 너도 여기 오래 살아서 알겠지만 이 동네가 그렇게 잘 사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잖니. 나도 낮에는 다른 일을 하고 있거든 ? 평일 야간에는 내가 나와서 하는데, 평일 밤낮으로 일하고 주말까지 일하기가 힘들어서 아르바이트 쓰는거야. 나도 이 편의점을 3년 계약 했는데, 뼈빠지게 일 해봐야 나한테 남는게 한 달에 남는게 백만원도 안 돼요. 우리 딸이 내년에는 초등학생이 되는데 말이야. 돈도 너무 안되니까 내년에 계약 끝나거든 바로 방 뺄 생각이야. 아, 그래, 맞다. 시급. 처음 삼개월은 3600원이야. 왜냐구? 너가 한 한달 해보고 힘들어서 중간에 관둘지 어떻게 알아. 힘들게 교육 시켜 놓았는데 조금하고 나가겠다고 하면 우리도 곤란해요. 적어도 육개월은 일 할 수 있다고 했지?"
"아, 네.."
"응. 그래. 그리고 세 달뒤엔 4100원으로 인상 해 줄게. 아, 고용법. 나도 알지. 야간에 1.5배 줘야하는거. 근데 우리 상황엔 그거 안 돼. 정 불만 있으면 신고 해. 너가 신고하면 나야 별 수 있나 뭐."
세상은 스무살 사회 초년생에게도, 다섯살 짜리 딸 하나를 둔 마흔살 중년에게도 가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