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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시작 Feb 09. 2024

우리들의 특별한 준비 3

그 마지막 이야기

첫째는 2년 전 짧은 일정으로 다녀온 제주도에 대한 기억을 비교적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당 서쪽 위주로 여행을 다녀왔고, 한 달 동안 묵게 될 숙소(동북부)와는 정반대 위치였는데, 첫째가 원하는 여행지는 2년 전 기억에 기반한 서쪽 여행지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떻게 하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동북부 위주의) 여행지를  결정할 수 있을까. 역시 답은 책에 있었다. 우리보다 먼저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다녀온 가족들의 여행기를 담은 책들을 찾아보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아이들을 동반한 제주 한 달 살기 관련된 책이 도움이 되었는데, 걷지 못하거나 걷더라도 오래 걷지 못하는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들이 유아차와 함께 다니기에 좋은 코스를 알려주는 책도 있었다. 한 달 살기가 시작되기 전 틈틈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며 함께 가고 싶은 여행지를 결정했다. 해수욕장은 기본이고, 제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책을 통해 미리 간접 경험해 봄으로써 한 달 살기의 기대는 점점 높아져만 갔다. 또한 제주의 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그림책과 동화책, 만화책 등을 보면서 제주도를 더 많이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브런치와 관련된 여담인데, 제주와 관련된 다양한 책을 보면서 문득 생각했다.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여행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면 어떨까.' 그래서 브런치에 도전했다. 이 또한 2023년에 이루고자 한 목표 중 하나였다. 브런치도 잘 모르면서 글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 외에 아는 것 없이 무작정 도전했다. 일단 글쓰기 버튼부터 누르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웬걸 작가가 되어야 비로소 불특정 다수에게 내 글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몇 개의 글을 쓰고,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의 주제와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리며 작가에 도전했다. 다행히 머지않아 작가로 승인되었고, 이렇게 나의 이야기, 우리 가족의 여행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드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차곡차곡 글이 쌓이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출판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우리 셋째처럼 걷지 못하는 장애를 갖고 제주도 여행을 꿈꾸는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말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우리만 아는 특별한 이야기가 한 줄 한 줄 쓰일 때마다 제주에서 보낸 행복했던 추억이 떠오르는 동시에 설렘과 기쁨도 가득하다.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단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제주와 관련된 몇 권의 책, 온라인 게시글 등을 통해 나는 테마별로 여행지를 정했다. 제주의 자연, 제주의 역사, 제주의 문화. 이렇게 세 가지 테마로 제주 북쪽과 동쪽 위주로 가고 싶은 여행지를 마음껏 다니기로 했다. 대체로 제주의 자연을 느끼는 여행이 되겠지만, 더운 날씨와 상황에 따라 실내 여행지도 적극 활용할 생각이었다. 역사와 문화를 느끼기 위해서 직접 자연을 탐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을 다니는 것 역시 우리 가족에게 제주도만의 문화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여행지라고 생각했다. 더불어 책을 좋아하는 가족이기에 제주의 자연과 어우러진, 제주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서점도 다녀볼 예정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여행은 없을 것이다.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기대로 가득 찬 준비의 나날을 보낼 테지만, 여행은 변수의 연속이라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특히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매일 조금씩 여행 준비를 하며 제주에서 보낼 그날을 생각한다면 한 달이 아닌, 준비를 위한 반년동안 제주도에서 지내는 것과 같지 않을까. 아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여전히 나는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지.


제주 한 달 살기를 준비하며 아이들과 함께 읽고, 나누었던 다양한 책들.(출처 : 온라인 서점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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