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6
나는 이전에도 몇몇 지인들에게 페미니스트와 채식주의자 사이의 유사점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심플하게 이야기하자면 페미니즘은 여성을 포함한 인류를 대상으로 공감하는 일이고, 채식주의자는 그 대상이 동물에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고기를 먹고 쑥쑥 커왔고 앞으로도 맛있게 고기를 먹을 것 같다. 다만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이유는 적어도 우리가 인간에게만큼은 공감의 영역을 넓히는게 맞지않나 싶어서이다. 사실 페미니즘을 이해하게 된 이후 가끔씩 육식에 대해서도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 여성의 착취와 동물의 착취는 논리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장식 사육으로 인간에 의해 착취된 결과를 식탁에서 마주한다고 느껴질때면 일종의 죄책감이 든다.
채식주의를 하는 일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느껴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동물의 공장식 사육에는 불편함을 느낀다. 사실 꼭 채식주의가 아니더라도 공장식 사육에 반대하며 '반려동물 사지말고 입양합시다' 운동을 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역시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채식주의나 페미니즘을 지지하지 않는 다수의 사람이 지켜줬으면 하는 일이 하나 있다. 지지자들을 프로불편러 취급하며 비난하지 않는 일이다. 공감의 영역에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떤 연대의 가치관을 가질 지 역시 제각각이다. 따라서 차별을 지지하는게 아닌 이상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반대로 채식주의나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도 비난의 시선을 보내지 말자. 그들은 세상의 약자에 가해지는 폭력을 외면하지 못하고, 서투르고 어렵지만 실천을 해보려는 사람들이다. 세상의 만들어진 편한 길을 놔두고 불편한 길을 가려는 사람들에게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은 그들을 배로 힘들게 한다(정말 그렇다).
+) 글의 주제와 관련된 작품을 두 개 소개하려 한다.
먼저 봉준호 감독의 <옥자>
감독 본인이 채식주의를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영화를 보면 공장식 축산에 명확히 반대하는 관점을 알 수 있다.
Tmi로 영화계에서는 <우.생.순.>의 임순례 감독이 대표적인 채식주의자이자 동물보호 운동가이다(그의 최근작 '리틀 포레스트'에는 그래서 수많은 요리 중에 고기 들어간 요리가 없다).
다음으로 한강의 <채식주의자>
맨부커 상 수상으로 화제였던 이 작품은 주인공이 돌연 채식주의자가 되는 내용이다. 그런데 작품 속에는 페미니즘 코드가 자리하고 있다. 채식주의와 페미니즘의 교차성을 생각해볼 때 좋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