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밑창에 구멍이 났다.
오른쪽 왼쪽 포개어 놓으면
데칼코마니처럼 똑같다.
그 신발에 밑창을 댓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구멍이 났다.
그렇게 걷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는데
지나간 신발들의 밑창은 모두 비슷하다.
걸어온 발자국은 남아 있지 않지만
내 신발은 기억하고 있었다.
밖으로 급하게 닳아 있는 밑창처럼
나는 그렇게 걷고 싶었던 것이다.
또 어딘가에 구멍이 났다.
오른쪽 왼쪽 포개어 놓으면
데칼코마니처럼 똑같다.
그렇게 걷고 싶은 것이 아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