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의 기억

by 노루



신발 밑창에 구멍이 났다.


오른쪽 왼쪽 포개어 놓으면


데칼코마니처럼 똑같다.


그 신발에 밑창을 댓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구멍이 났다.


그렇게 걷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는데


지나간 신발들의 밑창은 모두 비슷하다.


걸어온 발자국은 남아 있지 않지만


내 신발은 기억하고 있었다.


밖으로 급하게 닳아 있는 밑창처럼


나는 그렇게 걷고 싶었던 것이다.


또 어딘가에 구멍이 났다.


오른쪽 왼쪽 포개어 놓으면


데칼코마니처럼 똑같다.


그렇게 걷고 싶은 것이 아니었는데.


2019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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