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부처님[A.E.2 엘로라 그리고 아잔타.](3)

인도 불교 유적지 순례 : 아우랑가바드 편

by 노루


26. 아몰


이 날은 아잔타를 한 번 더 방문을 해보려고 했지만 때마침 한바탕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날이 좋았어도 갈 수는 없었다. 아잔타는 월요일 휴관이었기 때문이다.(엘로라는 화요일)


일정을 바꿔서 근처의 로컬 시장이나 사원에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일기를 쓰고 있던 나에게 유스호스텔 매니저인 아몰이 다가왔다.


아몰과 그의 가족은 모두 불교신자라고 했다. 나는 인도에서 불교는 거의 사라졌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에게 궁금했던 것을 이것 저것을 물었다.


그는 암베드카 박사라는 인물을 소개시켜 주었다. 암베드카 박사는 1950년도에 거의 사라져가던 인도의 불교를 달리트 계층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헌법과 체계를 만들고 교육활동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아몰의 말에 따르면, 인도 인구의 20~30%가 불교신자라고 이야기를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지는 않다. 달리트 계층의 20~30%인 것을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다. 또 다른 친구의 말에 따르면 불교 인구는 1%이하라고 답을 주었다.


아몰의 말에 따르면, 인도의 불교 신자들 역시 힌두교의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하였다. 다른 곳의 불교와 마찬가지로 오직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에만 의지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나모오”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의 “나무아미타불”에서의 “나무”에 해당하는 단어의 원형으로 보였다. 이곳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이 “믿음”과 “귀의”라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었다.


아몰은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을 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인도에서 공무원이 가지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그 힘으로 집이 없는 사람과 구걸하는 사람이 스스로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일 하고 싶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아물에게, 인도 사람들은 왜 그렇게 외국인에게 친절하냐고 물으니, 인도 속담 하나를 소개시켜주었다. 맞는 말이긴 했다. 다른의미로, 좋은 지갑이기도 하니...


“Foreigners are good for us"
외국인들은 우리에게 좋다(?)

아쉽게도 이 날은 비가 많이와서, 밖으로 나갈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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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이 아몰이다. 인도의 공시생이다. 오른쪽은 그가 그린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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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내린 비에 거리가 물로 가득 찼다.


27. 절에서의 생일잔치

아침을 먹고, 돈을 뽑기 위해 수수료가 없다는 SBI에 갔으나, 10시가 넘었음에도 문을 열지 않았다.


아몰은 아우랑가바드 굴 근처의 절을 가보라며 추천을 해줘 릭샤를 타고 다시 아우랑가바드 석굴로 향했다.

사원 안에는 불상과 암베드카 부부의 흉상이 모셔져 있었다. 아몰은 그가 인도에서는 그가 넬슨 만넬라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라고 했었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았다.


안을 잠시 둘러 분뒤, 밖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얼마 후엔 스님 한 분이 들어가시고,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갔다. 그리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불이 진행되는 것 같았다. 아는 단어가 들렸다. “나모오, 부디이, 솽가야” 오래전에 이 소리들이 중국을 거쳐 우리에게 와서 그대로 그 소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짜릿하기도 했다.


나도 조용히 사람들 뒤편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식이 끝나자 케이크 하나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생일 인 것 같았다. 나도 노래를 같이 불렀다. 그리고 초코 케이크 한 덩이를 얻을 수 있었다. 너무 달긴 했지만, 그래도 맛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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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랑가바드 석굴 아래의 사원이다. 왼쪽편에 암베드카 부부의 흉상이 있었다. 불상들이 인도인 느낌이 더 났다.


28. 설마 안 되겠어?


은행에 가야해서 절에서 케이크를 먹자마자 내려왔다. 만에 하나, ATM이나 카드가 먹통이라면 상황이 골치 아파질 것 같았다. 내 카드가 먹통이면, 완전 알그지가 되는 것이었다.


아까 사진을 같이 찍어 주었던 청년 둘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거기에 히치하이킹을 해서 암베드카 정문까지 내려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다시 릭샤를 타고, 아우랑퓨레라는 로컬시장으로 내려갔다. 시장에서 망고주스(50루피)를 한 잔하고 은행을 찾아 길을 나섰다.


길을 가다가 여자들이 엄청 모여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구경을 하고 있어서, 한 친구에게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모였는지 물었다. 이곳의 청소관련 임금노동자들이 모여서 임금에 대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을 들었다.


감사함을 표하고, 근처의 은행에 돈을 뽑으러 들어갔다. 다행히 돈은 잘 뽑혔다. 다만 수수료는 250루피나 되었다. 건당이여서, 최대한 많은 돈을 뽑는 것이 유리했다. 다음부터는 꼭 SBI에서 뽑아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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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를 하시는 모습이다. 대부분(95%)이 여성분들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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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팀의 고백(go back)


저녁을 먹고 돌아와 일기를 쓰고 있다 팀이 어디쯤 갔을까 궁금해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나 : Tim all good? Did you arrive well?

팀 잘 도착함?


팀 : Hey I did. However I have to rush back to Germany. Are you okay?

응, 근데 독일 바로 가야 해. 너는?


나 : Rush back to Germany! Something bad happened? I am good.

독일 왜 감? 무슨 일 있어? 난 좋아.


팀 : I have come to realize why I came here. And the was to understand that I am chasing a past version of myself

여기 왜 온지 드디어 알게 됐어. 나는 과거의 나를 쫓고 있던 거야.


나 : So.. now you got the answer and solution? and back! that's good.

답을 찾았다는 거지? 그리고 돌아가는 거고. 잘됐네.


팀 : Travelling India is not me. It is acting out who I used to be 5 years ago.

인도를 여행하는 것이 내가 아니었어. 그냥 5년전의 나인척 하는 거였어.


A rebirth of suffering in the same life if you can put it that way! But my current life lies eleswhere! and btw: you taught me a lot.

나의 삶은 그냥 내비 둔다면, 괴로움은 끝나지 않아. 나의 지금의 삶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어!

여하튼, 너에게 많이 배웠어.


나 : haha, I did not truly understand the whole meaning you said. because my English isn't good. But, sounds good anyway! thanks. Me too, you taught me a lot man.

영어가 약해서, 네가 한 말 완전히 이해는 못하겠어. 어쨌든 좋아 보이네. 고마워. 너에게도 많은 걸 배웠어!


팀 : I mean that sometimes we have become something. But we behave as our past would have. Because we cannot let go.

내 말은, 때때로 우리들이 무엇인가 되어버린다는 거야.

하지만 우리가 과거를 놓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에 했던 것처럼, 그대로 행동하지.


나 : haha! That‘s right man. the past, your memory isn't you!

맞아. 과거와 기억이 니가 아니니까.


팀 : Exactly. and neither is it you what you once thought was right! 5 years ago travelling India was me.

정확해. 네가 전에 옳다고 생각했던 것 역시 네가 아니고, 오 년 전 인도 여행을 했던 것도 내가 아니야.


I came only because I could not let go of myself. And I came to just see that "See Correctly"

?나는 나 자신을 놔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곳에 온 것이야.

그리고 드디어 “바르게 보라”를 보게 됐어


그의 빠른 귀향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핵심을 이해하고 바로 자신한테 대입한 뒤 행동하는 모습은 놀라웠다.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어줍짢게 던진 "See Correctly"라는 말을 듣고 그는 바로 “Behave Correctly"를 해버렸다. 2달의 여행을 접고 10일만에 다시 독일로 돌아가는 그가 부러웠다.



30. 안녕 아우랑가바드


기차는 저녁이었다. 그 시간까지, 이제까지의 일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첫 여행지였던 아우랑가바드로 오는 길부터, 이곳에서까지 유적지 자체보다는 오늘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내 일기장 속에 채워졌다.


신기했다. 어떻게 보면 일기장의 제목을 바꿔야 했다. 유적지 탐방기가 아닌, 유적지 탐방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라는 제목이 더 적절 했다.


장미식당에서의 마지막 식사와, 그 앞에서 마지막 아우랑가바드 짜이를 마신 뒤 숙소에서 짐을 챙겼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몰과도 어느새 정이 들어 있었다.


“아몰이 다시 올꺼지?”라고 물어왔다. 그의 질문이 쉬리야의 질문과 겹쳐졌다. 다시 안 올 것 같다는 생각에, 그에게 말을 얼버 무렸다.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할 수 없기에...


짐을 들고 기차역으로 가는 릭샤를 잡았다. 릭샤를 타고 가는 길, 잔치가 벌어진 듯, 코끼리 신인 가네샤 주위에서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가네샤 뿌자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역에 도착했다. 처음과는 조금 달랐다. 별로 무섭다는 생각은 없었다. 발 걸음이 가벼웠다.



-A.E.3 하이데바라드와 나가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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