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끝엔 '디자인'만 남는다
- DIGITAL FABRICATION?
-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 단지 시간문제다
- 제조에서 '디자인'으로
-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활용 예시
이 글은 매거진 3번째 글로, 더 나은 이해를 돕기 위해 이전 글을 읽는 걸 추천드립니다.
https://brunch.co.kr/@dnswls2000/52
DIGITAL FABRICATION(이하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이 리포트는 크게 6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그 첫 섹션이다. 이 단어 자체가 꽤 생소하다. 사실 내가 모를 뿐이다.
FABRICATION은 제작, 제조, 구성; 조립; 구조물을 뜻한다.
디지털 페브리케이션은 디지털 제조. 즉,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뜻한다. 현재 거의 모든 제품은 '생산-유통-소비'의 경로를 따른다. 우리 대부분은 그중에서 '소비'단계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제조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디지털 페브리케이션의 기저도 생소하진 않다. 오히려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디지털 페브리케이션은 경로의 통합이다
제품을 물리적으로 생산하거나, 재생산하기 전에 컴퓨터로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디지털 페브리케이션의 기저다. 그렇다면 디지털 페브리케이션의 시작이자 끝인, '디자인'은 무엇을 의미하며, 그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디자인은 제품의 외형은 물론, 구성 재료, 제조공정 등 제품을 제작하는 모든 공정을 뜻한다. 모든 공정이라고 하면, 보통 재료의 층(LAYER)을 겹겹이 추가하는 프린팅, 잘라내는 커팅, 조각, 구체화(shaping) 등이 속한다. 이러한 공정들은 숙련도 높은 육체노동 혹은 복잡한 산업기계가 필요하다. 이를 3D 프린팅과 CNC 머신 등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기술이 해결해준다. 따라서 제품을 만드는 제조보다 제품의 정수인 디자인이 기저가 되는 것이다. 즉, 디자인 파일과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머신을 가지고 있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우리 집 주방에서도.
We have already experienced unthinkable evolutions in computing and communications, and now a similarly transformative revolution could be happening in the physical world, enabled by technology.
본 인용문은 IMAGINE-by-SPACE10에서 인용했다. 지금쯤 내가 기술 예찬론자이고, 너무 낙관적으로 본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진 한 장을 보자.
아직도 회의적인가. 인용문처럼 스마트폰의 등장은 세상을 바꿔놨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또한 미래가 아닌 현재이며, 정말 곧이다. 우선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은 완전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제조공장, R&D 연구소 등지에서 사용된다. 그럼 3D 프린터가 가정에까지 상용화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cheaper, smaller, mobile, user-freindly, material
현재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은 위 5가지 문제를 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점점 해결되고 있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대표 기술인 3D 프린팅은 3가지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말로만 빠른 속도, 사용하기엔 작은 크기, 플라스틱 외엔 불가능한 재료'. 3D 프린팅의 상용화에 방해가 되는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는 중이다. 왼쪽은 MIT’s Self-Assembly Lab이 만들어낸 3D 프린팅 기술이다. 액상 3D 프린팅 기술로 속도와 크기의 문제를 해결의 단초가 됐다. 오른쪽은 티타늄은 물론 시멘트까지 프린팅이 가능한 기계다. SPACE10은 리포트를 통해 재료뿐 아니라 사람 세포까지 복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즉, 가정용 3D 프린팅은 시간문제다.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시대를 바꾼 아이폰처럼 이는 분명 제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그니처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해보자.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의 상용화는 시간문제며, 제품 디자인 파일과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머신만 있다면 어디서든 해당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SPACE10은 디지털 페브리케이션 디자인을 Open source design이라 부른다. Open source design은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또 말하지만 '생산-유통-소비' 경로의 통합이다
가구거리뿐 아니라 전자제품은 물론 거리의 많은 가게들이 없어질 것이다. 대신, 패브리케이터(제조업자)와 그 지역 페브리케이터가 제작한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유통업자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완성도가 높아진다면, 유통업자 또한 사라질 것이다. 즉, '생산-소비'가 된다는 말이다. 그때쯤이면 우리는 6가지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 글의 제목은 '이케아는 가구회사가 아니다'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케아는 '디자인 회사'인 동시에 '플랫폼 회사'다. 앞으로 이케아는 가구를 제조해 파는 가구회사가 아니다. 제품의 모든 것이 담긴 정수, design을 파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다.
SPACE10은 디지털 패브리케이션과 관련해서 5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중 2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앞서 3D 프린팅을 중심으로 다뤄 CNC를 중심으로 다룰까 한다.
The Growroom(이하 그로우 룸)은 도시에서 채소를 자급자족하기 위해 설계된 파빌리온*이다. Open source design 파일은 물론 조립 설명서도 매우 자세하게 사이트에 올라와있다. 이런 가건물이나 가구에서 볼트와 너트 같은 소모품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SPACE10은 철저히 배제했다. 바로 장기적인 관점에서다. 앞서 말한 소모품들은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한다. 게다가 수명이 있으며, 재활용이 가능하더라도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신에 위 소재는 재활용에 용이하며, 친환경적이다. 즉, 그로우 룸은 지속 가능한 삶을 고려했다. 물론 외관도 아름답다. 현재 대만, 하와이 등 세계 도처에 설치됐다고 한다.
'Classical Through Digital', 자율주행차, 3D 프린팅, 챗봇, AI 등 4차 혁명이라 불리는 신기술뿐 아니라, 앞으로 개발될 모든 신기술들에 반드시 필요한 하나의 철학이 아닐까 한다.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라는 로보틱스 이론이 있다. 사람의 인식과 신기술 사이 괴리감으로 신기술을 거부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아날로그 또는 클래식의 철학을 해석한(담은) 신기술이 언캐니 밸리를 풀 열쇠가 아닐까 싶다. 본론으로 돌아와 이 영상은 CNC 머신을 활용한 제작과정과 전시를 촬용한 영상이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못하나 안 쓴 일본풍 10M 봉과 구리로 된 조형물이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