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답은 진정성에 있다
- 생활 필수재에 대한 끝없는 공포
- 소녀들의 희망을 이뤄주는 'MYperiodKIT'
- 결국 사람이 먼저다
공포심리, 생활필수품, 가치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답은 진정성에 있다
지난해 사회를 달군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생활 필수재 안정성 논란이다. 살충제 계란에서 유해물질 생리대까지. 끝없는 논란과 결론 없는 논의는 소비자인 대중에게 공포로 다가왔다. 이 중에서 내가 더 관심을 가졌던 건 유해물질 생리대 건이었다. 엄마와 여동생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나아가 우리 가족의 문제다. 이에 대한 식약처의 마지막 발표에 따르면, 식약처는 유해물질은 있되 극소량이기 때문에 위해 우려는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동안 신뢰할만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식약처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생활 필수재라는 제품 성격상 여성, 남성을 떠나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공포감을 줬으며, 다른 제품으로 까지 불안이 확산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욱 어려운 문제를 겪는 나라가 있다. 바로 나이지리아다.
"no matter your economic situation" you have the fundamental materials necessary for menstrual hygiene.
나이지리아에서 자랐던 Folasade Bamisaye(이하 배미사야)는 생리대가 없어 학교를 빠지게 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때문에 그녀는 매트리스나 옷을 찢어 생리대를 만들었는데, 심지어 교복으로도 만들었다고 한다. 이 문제는 개인의 학업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과 위생에도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했다. 그래서 배미사야는 이 문제에 고통받고 있는 많은 나이지리아 소녀들을 위해 'MYperiodKIT'을 설립했다.
실제로 물-위생시설-개인위생 구호단체이자 NGO인 WaterAid의 통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여학생의 45%가 그들의 생리 기간에 수업 또는 학교를 빠졌으며, 61%가 앞서 말했듯 옷가지로 위생적이지 못한 간이 생리대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소녀들의 건강과 학업을 위해, 이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학교에선, 오히려 생리에 대한 성차별적인 시선으로 여학생들의 위생-존엄-사생활이 보호받지 못했다고 알렸다. 더 충격적인 건 많은 여학생들이 생리대 때문에 성매매로 내몰리는 현실이다. 이는 아프리카 핵심 이슈 중 하나인 에이즈와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사실 이러한 문제를 겪는 건 나이지리아뿐 아니라, 사하라 사막 남단에 위치한 모든 국가에 해당된다고 한다.
생리대의 부족으로 일어난 건강-학업-성매매 등 이러한 문제 해결하고자, 처음에 배미사야는 물과 비누로 세척을 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생리대를 만들었다. 하지만 WaterAid의 영상에서 보듯, 위생적인 물과 청결을 위한 비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그녀는 신제품을 구상했다.
sustainable, diposable, low cost, biodegradable
그것이 바로 'GreenPad'(이하 그린패드) 다. 그린패드는 바나나 농장의 부산물에서 나오는 바나나 나무줄기 섬유를 주원료로 한다. 배미사야에 따르면, 그린패드는 현지 나이지리아 시장에 존재하는 생리대에 비해 무려 50% 가까이 저렴하며, 바이오 분해가 가능하다. 그녀는 그린패드를 나이지리아 전역으로 상용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으며, 더 많은 소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계속해서 신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과거 스티브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차고 같은 곳에 모여 열띤 토론을 갖고 치열하게 무언갈 만들 거라는 막연한 상상이 떠오른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애플 초기보다도 더 뜨거운 스타트업간 혁신을 향한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배미사야의 'MYperiodKIT'처럼 모든 스타트업이 그런 건 아니다.
오늘날 혁신은 단순히 새로운 무언갈 발명하는 게 아니다.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어떤 기업이든 반드시 진정성 있는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제품이 단기적으로 소비자의 인기를 얻을 순 있지만, 진정성 있는 제품은 장기적인 아니 영속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다. 내 자취방 상비 라면이 신라면에서 진라면으로 바뀐 것처럼. 이젠 진정성의 시대가 도래했다.
https://brunch.co.kr/@dnswls20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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