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
이십 대 초반에 나는 집, 대학 그리고 교회가 거의 다였다. 큰 불만 없이 그런 삶을 살았고, 무언가를 더 해보고 싶단 마음도 크게 들지 않았었다. 그저 안정적인 직장인이 되어 사고 싶은 것들을 맘껏 사보는 게 작은 꿈이라면 꿈이었을까. 그렇게 직장인이 된 나는 4년 동안 열심히 일을 했고, 돈도 맘껏 소비해보았다. 이십 대 후반이 되어서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조금 다른 세상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그것들을 내 눈으로 보고 몸소 경험해보고 싶어졌더랬다. 그래서 그때부터 책으로, 더 나아가 여행으로 조금씩 경험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쌓인 경험들은 적절하게 나의 일상에 녹아들어 내 인생을 점점 사랑하게 되었고, 즐기게 되었다. 그렇게 삼십 대 중반이 된 지금은 배우고 싶은 것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학생 때 죽어라 싫어했던 미술이라든지 글쓰기라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땐 누군가 시켜서, 성적을 내기 위해 그려야 했고 또 써야 했기에 아마 그 자체의 즐거움은 맛보지 못 했으리라 생각된다.
이십 대 후반에 호기심으로 시작된 경험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지금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조금씩 앎으로 인해 시작되는 배움의 욕구랄까. 암튼, 아이러니하게 나이가 들수록 배우고 싶은 것들은 자꾸 늘어간다. 그리고 나는 이것들을 욕심내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만 배우고 꾸준히 시도해보리라- 서른여섯에 작은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