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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구, 삼-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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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하루 일과 마감에 반드시 포함되는 것, 운동. 매일같이 쓰임새를 찾아 떠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체력이다. 혹여나 쓰임새를 발견했을 때, 이미 뙤약볕에 녹아내리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마냥 흐느적거릴 것이 아니라, 번뜩이는 눈과 번개보다 빠른 손짓으로 그것을 잡아내기 위해서는, 체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과연 그에게는 그럴 만한 자격과 능력이 있을까.
방금 팔굽혀펴기 서른 개를 겨우 해낸 그에게는 그럴 것이 없을 것 같다만.
갓 서른 살을 맞이한 그에게 서른 개에 집착하는 버릇이 생긴 것인지, 팔굽혀펴기는 물론이고 팔벌려뛰기, 앉았다 일어서기 등을 어떻게든 서른 개를 채우려 그는 노력한다. 숨이 멎을 것 같으면서도 어떻게든.
그렇게 하나, 둘, 그리고 셋.
넷을 세려다 문득, 그는 시선을 먼 곳으로 돌린다. 어느덧, 넷이나 지났구나.
(어쩌고, 저쩌고, …)
"쓸모없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미운 털이나 가시가 박히지 않아 편안하고 좋습니다. 쓸모 있어 보이기 위해 거추장스럽지 않아 멀끔하니 좋습니다. 모자라지 않고 넘치지 않아 깔끔해서 좋습니다.
말은 괜찮습니다. 쓸모 있어야 하는 건 말이 아닌 사람이니까요.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니까요.
그래서 좋았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 도마(김수아)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