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 대회참가 후기

feat 런서울런

by 영미남편

지난 일요일 드디어 저의 첫 번째 대회참가였던 런서울런 10km 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조금 늦은 대회참가 후기를 들고 왔습니다.


지난 7월 아직은 달리기가 익숙하지 않은 몸뚱이로 덜컥 접수부터 해놓고서는 1시간 30분이라는 컷오프 시간 내에 10km를 완주하지 못할까 걱정만 하면서 그간의 시간을 지내왔던 저였기에 이제 대회가 끝나고 나니 약간 홀가분한 느낌이 듭니다. 덕분에 벌써 3일이나 달리기를 쉬고 있네요 오늘은 저녁에 다시 달리기를 시작해야겠어요.



KakaoTalk_20250909_085116803.jpg 대회전 레디샷

대회 참가 하루 전날 마라톤 대회 운영사에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었습니다. 몇 시부터 시작이고, 짐보관은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지 등등.. 메시지를 확인하고 다음날의 준비를 미리 해두고 평소와 비슷하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긴장을 했던 탓인지 대회 당일 새벽 4시에 기상을 했습니다. ㅠ 평소 6시 정도에 기상을 하는데 6시에 기상을 해도 사실 시간 맞춰 대회장소까지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한 탓인지 두 시간이나 일찍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침대에서 뭉그적거리며 30분 정도를 더 뒹굴 거리다가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나와 스트레칭을 해보았습니다. 평소보다 잠을 조금 잔 것 때문인지 온몸이 찌뿌둥하고 무거운 느낌이었어요.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다가 다시 침대에 누워버렸습니다. 1시간이라도 더 자볼까 하고요... 그런데 잠이 안 옵니다. 뜬눈으로 6시까지 버티다가 대충 일어나서 아내와 아이들의 응원을 받고 바나나를 한 개 섭취한 뒤 대회장으로 이동했습니다.


KakaoTalk_20250909_084038279.jpg 대회장 도착

처음 가본 대회장은 마치 축제의 현장 같았어요. 스피커에서는 엄청나게 큰 소리로 음악이 나오고 무대에서는 dj가 디제잉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몰린 그곳에서 저도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하는 느낌에 저도 한껏 들뜨게 되었어요.



저는 물품 보관소 쪽에 있었는데 한참뒤 알아보니 모든 행사용 부스가 반대편이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출발장소로 향하는 중 설치되어 있는 부스에 길게 늘어진 줄을 뒤늦게 보고서는 부스참여 행사는 단 1도 하지 못하고 쳐다만 봤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참가하는 대회인 만큼 제스스로 알고 있는 정보가 너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사전에 지도 같은 것을 나누어 주면서 정보를 제공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정보가 단하나도 없었기에 약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출발지로 이동하고 드디어 하프코스 a조부터 출발을 합니다. 조금 기다리다 보니 첫 번째 출발주자였던 사람들이 첫 번째 반환점을 돌아오고 있는데, 아직 저는 출발도 못하고 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드디어 저도 출발할 순간이 옵니다. 앞에서 하는 걸 지켜봤는데 조별로 출발 전에 5 4 3 2 1을 외치고 출발하던데 제가 출발할 때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냥 자 b조 c조 그냥 오시는 대로 출발하세요 라며.....


출발하는 순간을 동영상이나 사진이라도 담고 싶었는데 앞조는 해놓고 왜 제가 출발할 땐 안 해주나요!

운영이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앞조 출발시간도 정해진 출발시간 보다 몇 분 일찍 마구잡이로 출발시켰고 반환점에 계도판 같은 것도 없고, 급수도 미지근한 물만 주고 이온음료는 안 줬으며 내리막길에 급수를 설치해 뒀고, 급수 거리 또한 일정하지 않았고, 특히 무엇보다 대회에서 발생한 환자대처도 제대로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운영상 문제가 많았다고 합니다만... 저는 처음이라 그런 거 몰라요 그냥 뛰는데만 집중했습니다.



KakaoTalk_20250909_084938286.jpg 출발전 대기

여하튼 다른 사람들에 휩쓸려 얼떨결에 준비도 못하고 스타트를 끊고 보니 정말 대회뽕이라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400m 정도 달렸더니 제가 글쎄 600 페이스로 달리고 있습니다. 이대로 달리면 저는 절대 완주하지 못합니다. 제가 저를 잘 알아요. 늘 그래왔듯이 일부러 페이스를 낮추려고 하는데 페이스가 안 낮춰집니다. 억지로 억지로 페이스를 낮춰 730 정도로 밀기 시작했어요 평소 730이면 저는 170의 심박수를 기록하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 오늘은 왠지 730으로 달려도 심장이 엄청 뛰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하지만 느낌과 별개로 시계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상으로는 이미 심박수가 170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와 별개로 제가 인지하지 못한 힘듦이었기에 그냥 달렸습니다. 줄기차게 달리다 보니 제 첫 직장을 지나갑니다. 반환점을 돌아 또 달리다 보니 제 두 번째 직장을 지나갑니다. 옛날생각들이 조금씩 나면서 또 달리다 보니 어느덧 3~4km를 달려왔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5km 정도는 꾸준히 달려왔기에 그리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다만 평소 달리던 곳이 아니라 처음 달리는 곳이다 보니 거리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보통 매일 달리기를 하는 곳에서는 저 구조물까지 가면 1km가 되는구나 저 다리까지 가면 3km가 되는구나 를 알 수 있었는데 그리고 그런 구조물을 바탕으로 약간의 페이스 조절을 했던 저였는데 처음 달리는 이곳에서는 어느 정도를 달려야 1km가 되는지 모르는 채로 계속 달리기만 했습니다. 계속 달리다 보니 5km 구간까지 달리는데 계속 730 페이스를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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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시나요? 730은 저의 5km pb입니다.ㅋㅋㅋㅋㅋ 저 이대로 계속 달리면 숨터 져 죽어요 그런데 이게 흔히들 말하는 대회뽕인지 뭔지 저도 모르게 6km, 7km 까지도 계속 비슷한 페이스로 달려집니다. 7km 까지도 계속 730으로 밀수 있었어요. 문제는 제가 7km를 730으로 달렸던 적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가장 빨랐던 기록이 5km 735 페이스였고 그마저도 6km 7km 구간은 800 페이스로 달리면서도 매우 힘들어했던 저였는데 7km까지 730으로 달리기를 할 수 있다니 많은 사람들의 에너지가 저도 성장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7km을 지나자 천천히 힘들어지는 게 아니라 갑자기 한 번에 확 더 이상 못 달리 것 같은 느낌이 몰려옵니다. 5km 이후 6km까지 천천히 힘들어왔다면 페이스 조절을 했을 텐데 천천히 힘들어 오는 게 아니라 한 번에 더 이상 못 뛴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신을 붙잡고 유지를 해보았지만 이대로 더 이상 뛸 수 없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온몸을 지배합니다. 게다가 제 오른편으로는 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미 달리기를 멈추고 걷고 있었습니다. 몸이 힘들어지자 저도 제 오른쪽 사람들처럼 걷고 싶어 졌습니다.


그래도 계속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7.5km를 지나고 나서 시계를 보니 달리기를 시작한 지 이미 1시간이 지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2.5km 정도는 뛰지 않고 걷기만 해도 1시간 30분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DNF는 안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또다시 멈춰 걷고 싶었습니다.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제 옆을 걷고 있었어요 심지어 저는 뛰고 있는데 걷는 사람 보다 속도가 느려진 상태였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결국 걸었습니다. 딱 3분만 걷고 다시 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걷기로 전환을 하자마자 급수대가 나오길래 물 한 모금을 살짝 마시고 다시 달려보았습니다. 그리고 30초도 못 달리고 다시 걸었습니다. 그리고 또 이내 다시 뛰었습니다. 그렇게 뛰다 걷다 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골인지점까지 1km도 안 남은 상태였습니다.


시계를 보니 1시간 10분이 지나 있는 상태였어요. 원래 제가 대회에 참가할 때 첫 번째 목표는 제 한 시간 내에 완주하기였고, 두 번째 목표는 800 페이스로 10km를 꾸준히 달려서 1시간 20분 내에 완주를 하고 다음에 혹시 컷오프가 1시간 20분짜리 대회가 있다면 그것도 겁내지 말고 참가해 보자였는데 앞으로 1km를 잘 달리기만 하면 1시간 20분 안에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마지막 1km는 있는 힘을 다 내서 다시 달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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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종 골인지점에 도착!!

10km를 다 달리고 골인지점에 도착했습니다.

보잘것없는 기록이지만 1시간 18분의 기록으로 말이죠.


10km 달리기를 다 끝내고 나니 10km를 완주했다는 성취감보다는 아까 걸었던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큰 기분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참고 달렸다면 좋았을 텐데 걷기를 했던 시간이 너무 아쉬웠어요. 목표를 달성했지만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첫 대회였습니다. 다음에 혹시 또 다른 대회에 참가한다면 그때는 걷지 않고 모든 구간을 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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