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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렌시아(Querencia)', 내가 숨 쉬는 자리

숨이 돌아오는 곳

by 제노도아

가끔,

마음이 시끄러울 때는 창이 넓은 곳으로 간다.

창가에 앉아 눈을 감는다.


햇살이 윤슬처럼 퍼지고,

바람이 살그니 불어오면 더 좋다.

햇살과 바람결 사이로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아무 말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돌아오는 곳.

창가는 나만의 퀘렌시아가 되어 준다.


'퀘렌시아(Querencia)'는 스페인어로 '피난처' 또는 '안식처'를 뜻하며, 투우 경기에서 소가 지친 몸을 잠시 숨기고 기력을 회복하는 장소를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스트레스나 피로를 풀고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 즉 '자아 회복의 공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AI의 말)


하지만

마음의 무게가 더 깊어지면 바다로 간다.

굼실거리는 파도와 기억 속 갈매기 소리, 바다와 하나 되는 하늘.

부서지고, 다시 밀려오는 반복 속에서

마음도 시나브로 제자리를 찾는다.


창가는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고,

바다는 더 넓은 공간으로 데려간다.

지친 마음, 닳은 생각을 다시 따뜻하게 데워준다.

그곳에서 숨을 고르고, 숨을 찾아 돌아온다.


어디든 좋다.

창가와 바다가 있는 곳이면,

나의 퀘렌시아는 나와 함께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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