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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아, 이제 그만 멈추어 줄래? #25

어쩌면 인생이라는 건 결국 기억이 전부 아닐까?

by 안녕
누군가의 기억 속에 있는 나!




《 I GOT FLOWERS TODAY 》

I got flowers today!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It wasn't my birthday or any other special day.
내 생일이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은 아니었어요.
We had our first argument last night.
우리는 지난밤 처음으로 말다툼을 했지요.
And he said a lot of cruel things that really hurt.
그리고 그는 상처 주는 잔인한 말들을 많이 해서 내 마음을 아주 아프게 했어요.
I know that he is sorry and didn't mean to say the things he said.
나는 그가 미안해한다는 것도, 진심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요.
Because he sent me flowers today.
왜냐하면 그는 오늘 나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I got flowers today!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It wasn't our anniversary or any other special day.
우리의 기념일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요.
Last night, he threw me into a wall and started to choke me.
지난밤 그는 나를 벽에 밀어붙이고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요.
It seemed like a nightmare.
마치 악몽 같았어요.
I couldn't believe that it was real.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믿을 수가 없었지요.
I woke up this morning sore and bruised all over.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어서 아침에 깼어요.
I know he must be sorry.
나는 그가 틀림없이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Because he sent me flowers today.
왜냐하면 그는 오늘 나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I got flowers today!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It wasn’t our anniversary or any other special day.
우리의 기념일도 아니고 다른 특별한 날도 아니었어요.
Last night he threw me into a wall and then started choking me.
지난밤 그는 나를 벽에 밀어붙이고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요.
It seemed unreal, a nightmare, but you wake up from nightmares.
비현실 같은 악몽 같았지만 그 악몽에서는 깨어났어요.
And I woke up this morning sore and bruised all over, but I know he is sorry.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온몸은 상처투성이었지만,
그가 미안해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Because he sent me flowers today.
왜냐하면 그는 오늘 나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I got flowers today!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And it wasn’t Valentines Day or any other special day.
밸런타인데이도 아니고 다른 특별한 날도 아니었어요.
Last night he beat me and threatened to kill me.
지난밤 그는 나를 때리면서 죽이겠다고 협박했어요.
Make-up and long sleeves didn’t hide the cuts and bruises this time.
이번에 생긴 상처는 화장과 긴소매로도 숨길 수가 없었어요.
I couldn’t go to work today because I didn’t want anyone to know, but I know
he’s sorry.
나는 오늘 일하러 가지 못했어요. 아무도 알게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가 미안해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Because he sent me flowers today.
왜냐하면 그는 오늘 나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I got flowers today!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And it wasn’t Mother’s Day or any other special day.
어머니날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요.
Last night he beat me again, and it was worse than all of the other times.
지난밤 그는 나를 또 두들겨 팼어요. 그런데 그전의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심했어요.
If I leave him, what will I do?
내가 그를 떠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How will I take care of the kids?
아이들은 어떻게 돌보죠?
What about money?
돈은 어떻게 하고요?
I’m afraid of him, but I'm too scared and dependent to leave him!
나는 그가 무섭지만 그를 벗어나서 떠나는 건 더 두려워요.
But he must be sorry.
그렇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할 거예요.
Because he sent me flowers today.
왜냐하면 그는 오늘 나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I got flowers today….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Today was a special day, it was the day of my funeral.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에요, 바로 내 장례식 날이거든요.
Last night he killed me.
지난밤 그는 드디어 나를 죽였지요.
If only I would have gathered the courage and strength to leave him.
내가 좀 더 용기를 갖고 힘을 내서 그를 떠났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I could have received help from the Women’s Shelter, but I didn't ask for their help.
여성 보호소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나는 그들의 도움을 받지 않았어요.
So I got flowers today, for the last time.
그래서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마지막이었지요.

By Paulette Kelly

폴레트 켈리의 '나는 꽃을 받았어요'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세상을 원망하고 살았다. 그러다 같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를 보면 나름 위안이 되기도 했다.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구나.'

하지만 상처를 가진 사람이 세상에 많다는 그 사실이, 또 그렇게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음식을 만드는 게 좋았던 나는 예쁜 그릇은 물론, 요리에 필요한 도구에도 신경을 썼다. 칼이란 음식을 만들 때 필요한 주방도구 중의 하나였으니 용도에 맞게 주방 칼도 구비해 두었다. 하지만 이제 나의 주방에는 칼이 없다. 내 목에 겨누지던 그날 이후, 난 집에 있던 모든 칼을 없애버렸다. 더 이상 나에게 칼은 음식을 만들 때 필요한 주방도구가 아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기억이 희미하게 된 후에도 난 칼을 살 수 없었다. 몇 년이 더 지난 후에 작은 과도 하나를 간신히 샀지만 오랜 습관으로 인해 지금도 여전히 주방가위가 칼을 대신하고 있다.

살고 싶어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서 여러 가지 일을 시도했고 세상에 대한 미련을 애써 만들며 여전히 버티고 있다.

내 안에 꾹꾹 담아두었던 응어리를 조금이라도 풀고 싶어서 글을 쓰고 있다. 아직은 용기가 없어서, 아직은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숨어 쓰는 글이지만 진솔하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사실이어도 누군가에겐 그 또한 상처가 될 수 있었고 난 그 또한 원치 않았다.

새로운 글을 쓰기 시작하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렇게 버티며 살아가고 있지만 문득... 문득...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직 내 이야기는 시작도 하지 못했지만 그전에 에필로그를 쓰게 될까 봐, 아니 그대로 사라져 버릴까 봐 사실 나도, 두렵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가장 행복할 때, 가장 살고 싶을 때 이 모든 것이 끝나버릴 것 같아 겁이 나지만 그래도, 그러더라도 한 번쯤은 그런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삶의 끝자락에서라도 한 번쯤은 나에게도 행복한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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