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10

Sevilla, SPAIN

by 안녕
Domingo, 16 de Marzo


9°~16°
한참을 자는데 모기 소리에 놀라 손을 뿌리쳤지만 이미 손등에 물렸다. 이불을 뒤집어썼다.

새벽 1시 무렵, 차를 건드려서 경보음 내고 도망가는 무리들. 광장은 역시 밤이 되어도 시끄럽다. 다리가 너무 아프다. 수건은 마르지도 않았다.

글을 쓰는데 무언가 날아다녀서 폰 조명을 켜니 벽에 커다란 모기가 붙어있었다. 잡을 것이 없어 종이컵을 집어 들었는데 하필 바닥으로 눌렀더니 죽지 않고 날아가버렸다.

청소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관광으로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싶은 풍경이다.

새벽 1시 45분 일어났다. 원피스를 벗지 않고 긴팔을 입고 있었다. 일어나서 옷을 벗는데 어디선가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윗침대도 비어있고 옆 침대도 비어있었다. 창가 위아래만 자고 있었다. 그래서 모기가 나에게 온 모양이다.




화장실에 가기 전에 주방으로 가는데 리셉션에 직원이 앉아있었다. 졸고 있는지 내색을 하지 않아서 지나쳐갔다.

새벽에도 열려있는 주방은 깨끗하게 청소가 끝난 상태라 쓰레기를 버리기 미안했다. 방에도 쓰레기통이 있다는 게 뒤늦게 생각났다.

커피를 마시면서 글을 쓰고 있는데 직원이 와서 주방은 마감되었다고 한다. 문이 열려있어서 24시간 오픈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런데 리셉션 직원이 아니었다. 내가 주방에 들어온 건 어떻게 알았을까 싶다. 피자를 굽기라도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침대에 누워서 정리하는데 도망갔던 모기가 다시 돌아왔다. 두 차례 시도 끝에 잡았다. 그런데 또 있는 것 같았다. 먹거리가 있으니 장보기 불안하고, 다 먹어버리자니 아쉬울 것 같았다.

세비야 대성당 미사는 09:30. 체크아웃 시간 전에 돌아오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체크아웃하고 나가는 게 나을 것 같다.

4시쯤 장을 비우고 왔다. 이제야 장이 정상으로 되돌아온 것 같았다. 계단을 내려오는데 외출한 이들이 돌아왔다. 수건을 가지고 다시 올라가서 씻고 내려왔다.

리셉션 앞에 물이 떨어져 있는데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루프탑 유리 틈새에서 떨어지는 것 같다.




누웠지만 잠들지 못했다. 어느덧 5시다. 살라망카에 눈이 내리고 있단다. 내가 얼마나 멍청한 선택을 했는지 모른다. 뜨거운 여름 세비야를 피하겠다고 겨울이나 다름없는 3월에 스페인에 오다니.

젤리를 먹었다. 자긴 틀린 것 같았다. 06:19 어머니 부재중 전화, 06:23 톡도 와있었다. 톡을 보내도 무응답, 뒤늦게 톡이 왔는데 여행 간 것 같아서 해봤단다. 갔나 안 갔나 확인차 매번 전화하는 것 같다. 이번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왔다. 먼 타국땅에서 조용히 묻혀도 상관없었다.

한 번에 걷긴 힘들다. 부킹닷컴에서 이딸리까 호스텔 숙박비가 16.20에서 16유로가 되었는데 예약 취소 불가로 바뀌었다. 일단 예약은 보류했다.




일출 시간이 07:33 일출을 보기 위해 올라갔는데 루프탑 출입문이 잠겨져 있다. 이건 뭐지? 일출 풍경 때문에 이 호스텔을 선택한 거나 다름없었다.

주방은 08:00 오픈인데 목금토는 새벽 02:00까지, 일월화수는 23:00에 문을 닫는단다. 그러니까 어제는 마감된 주방에 들어가서 쫓아온 게 아니라 하필 문 닫을 시간이 되어서 나가달라고 한 거였다.

맑음이지만 저녁부터 비가 온다. 미사 가려면 신발을 신어야 할 것 같다. 오늘 일요일이라 마트가 문 닫았다. 컵라면이나 먹어야지.




어느덧 8시다. 빵과 커피로 아침을 때우자. 과일 먹고 싶다. 그런데 주방문을 안 열었다. 소리가 나는 것 같았지만 들락거리기 싫어서 계속 누워있었다. 비행기에서부터 뭔가 몸에서 기어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니, 두드러기와 가려움이 시작되었다.

루프탑 아침식사는 실패했다. 루프탑에서 우아하게 아침을 먹고 세비야 대성당에 가려고 했지만, 자포자기하고 배낭을 정리했다. 들어올 때보다 더 커졌다. 신발 교체하고 크록스는 포장해서 배낭에 넣었다.




9시가 넘었지만 주방은 열지 않아서 세비야 대성당으로 갔다. 그런데 너무 크다.

출입구 표시로 갔지만 문이 닫혀 있다. 좌측 반대쪽 끝까지 갔으나 모든 문이 닫혀있다. 다시 돌아서 우측으로 가니 쪽문처럼 보이는 곳으로 누군가 들어가고 있었는데 맞았다.

미사 참여도 줄을 서서 기다렸고, 9시 25분쯤 입장시켰다. 그리고 09:30 미사가 시작되었는데 아무도 없고, 소리만 들렸다. 그렇게 40분 정도 낭독 소리만 들렸던 것 같았다. 그런데 잠시 후에 제대 뒤에서 사제들이 나왔고, 그 행렬은 뒤쪽으로 간다. 뒤쪽에서 낭독을 하고 있었던 거였다.

너무 춥다. 이때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었고, 뒤쪽으로 꽤 많은 사람들이 서있었다. 이대로 끝나나 싶었는데, 이때부터 미사가 시작되었다. 나에게 붙은 무언가를 떼어놓고 갈 수 있기를, 제발!

11시가 넘어서 미사는 끝났다. 몸이 얼어붙었다. 미사가 끝나더라도 성당 구경하다가 늦을 줄 알았는데 미사 시간이 100분이나 이어졌다. 세비야 대성당 안의 유명한 콜럼버스 관 사진을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 같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직원이 오더니 사진 금지라고 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그 사진들은 다 뭐지?

미사 참여자들이 나오자마자 이어서 관광객이 들어왔다. 돈 내고 들어와야 사진을 찍을 권리가 있다는 건가? 그런데 길가가 너무 예쁘다. 감탄하고 있는데 누군가 나뭇가지를 건넸다. 무심코 받았는데 돈을 요구했다. 반납해도 사기를 치지는 않았다.




바로 앞에 Metro Centro 트램이 지나다녔다.

●España de Sevilla
Metro Centro 1.4€
①Estación de San Bernardo : 기차역, 메트로역
②Estación de Autobuses Prado de San Sebastián : 스페인 광장, 마리아 루이사 공원
③Puerta de Jerez : 세비야 대학, 황금의 탑
④Archivo de Indias : 세비야 대성당 세비야 알카사르
⑤Plaza Nueva : 세비야 시청, 디비노 실바도르 교회

비가 오지 않으니 스페인 광장에 다녀오기로 했다. Hub로 가면 남쪽으로 다시 오기는 힘들 것 같았다.

스페인 광장까지 멀지 않았고, 걷기가 편했다. 다만 관광 마차구간이라 사방에 널브러진 말똥으로 가는 길이 지저분했다. 새 신발에 묻을까 봐 노심초사했다. 그리고 물청소차의 물이 마르지 않아 오줌냄새가 심하게 났다.

'역시 사진으로 보아야 예쁘다.'




스페인 광장은 예뻤다. 마침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라 사진이 잘 나왔다. 그러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고 드문 하얀 뭉게구름이 빛나고 있었다. 폭우가 쏟아진다는 소식이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이럴 때 찍으려고 셀카봉을 챙겨 왔지만 호스텔에서 챙겨 나오지도 않았고, 딱히 필요하지도 않았다.

Torre Norte에도 올라갔다. 더 머물고 싶지만 먹구름이 잔뜩이라 불안했다. 키치 호스텔로 돌아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허브 호스텔까지 가야 해서 급히 돌아왔다.




비번 누르고 들어가니 직원이 없다. 낯선 이가 인사하는데 음식을 만들어서 리셉션에서 먹는 걸 보니 아르바이트생인가 보다.

배낭을 챙겨서 그냥 나오자니 뭔가 아쉽고 시간도 일러서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폰이 방전되어 있었다. 추운 날씨에 화면을 켜놓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급히 충전기를 꽂았는데 순식간에 1%로 떨어졌다. 이대로 나갈 수는 없었다.

냉장고는 치워지고 없어졌다. 오렌지 하나를 까먹었다. 그때 같은 방 여자애가 점심을 먹으러 들어왔다.

하필 저속 충전케이블이라 완충까지 3시간이 걸렸다. 최소 한 시간은 필요했다. 직원이 오면 뭐라 그럴 텐데 싶지만 그때까지만이라도 버티자. 13시, 35% 조금만 더 버티자.

싫은 소리 듣기 싫어서 그냥 갈까 했지만 부딪히면 나도 항의하자 싶었다. 충전기 테스트를 왜 하지 않고 왔을까? 배터리 걱정을 하면서 속도는 왜 체크하지 않았는지. 이런 곳에서 저속충전이 웬 말인가? 그래도 10분 사이 40%를 넘어갔다. 50% 채우고 가기로 했다.

원래대로 13시 반쯤 짐을 챙겨갈 듯. 직원 출근이 14시라 그전까지 안 챙겨가고 자기랑 눈이 마주치면 돈을 받겠다는 거였나 보다. 이러다 허브호스텔 체크인 시간에 도착할 듯싶다.

오렌지를 까먹다가 손톱이 분리되었다. 51% 충전되었다. 흑인 청년이 리셉션에 앉아있었다.




13시 반 출발했다. 거의 직선이고 기온이 올라 폰은 방전되지 않았다.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가까이 가니 허브 호스텔이라고 적혀있었다. 20분 거리였다.

벨을 누르니 누군가 문을 열어주었는데 리셉션 안이 다이닝룸이었고, 그 안쪽으로 주방이 있었다. 사람들이 앉아서 식사하고 있었다.

이내 직원이 나왔다. 1박 예약으로 알고 있었다. 추가로 1박 더 예약했다니까 알겠단다. 체크인을 자정으로 요청한 글을 보면 알 텐데. 추가요금은 그냥 부킹닷컴에서 카드 진행하려는 모양인지 요청하지 않았다.

이어서 투숙객이 계속 들어오자 그들도 이어서 체크인하고 14시가 되니 차례차례 방을 배정했다. 앉아서 간식을 먹던 여성 둘도 14시를 기다리던 투숙객이었다.




5번 룸은 샤워부스& 화장실 2개가 딸린 16인실이다. 입구에서 우측으로 1/2 ~ 7/8 창가 왼쪽으로 9/10 ~ 15/16. 8번 침대를 주기에 위침대인 7번을 요청했다.

길가라 창밖으로 차가 지나다녔는데 그때마다 건물이 흔들렸다. 뒤늦게 나에게 지진이 온 줄 알았다.

일단 씻었다. 샤워용품을 한 곳에 모아두어서 잊지 않고 모두 챙겼다. 수건을 빨아서 쓰고 널었다. 빵과 커피를 마시려고 물을 끓였지만 사발면을 먼저 먹었다. 빵도 다 먹어버렸다. 그러나 과자를 챙겼다.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하는데 먹고 싶은 게 없다.

화요일 밤에 과달키비르 강 홍수 예보, 화요일에 지나는데.

월요일 저녁에 세비야 알카사르 무료입장인데 그것도 예약해야 해서 사이트 들어가 보니 이미 솔드아웃. 미리 예약해 둘 걸 그랬다.




16시 졸려서 보니 한국 자정이다. 일단 누웠다. 수시로 침대가 흔들리고, 수시로 들락거리고, 수시로 차가 지나갔다. 마치 지하에 무언가 있는 것 같았다.

계속 잠이 깼다. 춥기도 했다. 한국 8시 스페인 자정이다.




●Catedral de Sevilla Misa 5.00€
●Hub Hostel Sevilla 10.97€ (Calle Goles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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