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늘 빠듯하고, 여유란 사치처럼 멀게만 느껴져 말수가 점점 줄어든 우리. 말 대신 눈빛으로, 손끝으로, 하루의 피곤함 속에서 서로를 버티게 하는 존재로 있는. 가끔 허탈한 아재개그로 노력하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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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생일, 두장에 빼곡히 써 내려간 옆지기의 속 그 안엔 우리가 버텼던 수많은 시간과 무언의 사랑이 담겨 있었다. 그 순간, 마음이 저릿하게 젖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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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만들어낸 거친 손, 굳은 말 대신 진심을 적어 내려간 그 손 편지 한 장에 눈물이 고였다.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이런 순간 하나로도 찰나의 행복을 느끼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보다 깊은 마음이 종이 위에 남겨진 그날, 오래 묵은 마음이 다시 숨을 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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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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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