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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 Nov 21. 2023

지금 우리의 대화는 어떠한가요?

한참 전 잠시 이동하는 기다림의 시간 동안 서로 다른 잡지책을 읽고 있다가 남편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으며 잡지책을 가리키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여보~내가 하는 말을 듣고 그 향이 상상이 가는지 말해줘 봐~,  아침 안갯속의 나파밸리의 은은한 포도향 속에 베르가못의 풍성함이 느껴지는 향~~~ 무슨 향인지 알겠어?"

하며 우린 잠시 요즘 들어 가장 크게 웃었던 일이 있었다.

'말'이란 건 듣는 사람 입장에서 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듣는 이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과연 무슨 소용이 있을까.

가끔은 공공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본의 아니게 타인의 대화가 내 귀에 와 꽂힐 때가 있다.
 굳이 쓰지 않아도 될 영어를.. 그것도 문장이 아닌 단어를 중간에 끼워 얘기한다던가.. 본인의 해왔던 과거 직장 속의 경험에서만 알 수 있는 전문 용어라던가.. 그런 말을 늘어놓으면서 나 보란 듯 그게 인생의 훈장처럼 조금은 크게 말하는 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찡그리거나, 조용한 파안대소를 손을 가리고 할 때가 있다.

가끔 생각한다. 이 역시 나의 꼰대질인가? 아님, 나의 꼬인 편견인가? 하며 다시 한번 채반에 거르듯 입장을 바꿔보려 하곤 하지만 그래도 좋게 들리지 않을 땐 나름의 이유가 있다 생각한다.

이런 류의 예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명품을 다루며 일을 하는 극히 일부 직원의 설명에서.. 고급 호텔라운지에서 일하는 소수의 일부 직원의 대화에서.. 어쩌다 있을 수 있는 컴플레인 상황에서의 CS직원의 기계적인 대처에서.. 과거 대기업 혹은 외국기업에서의 경험이 자연스레 베인 말의 습관에서..

하지만 우린 모두가 다 같을 순 없다.
 무엇보다 말속엔 상대를 '공감'한다는 감정선이 중요한 듯하다. 그래야 작은 오해든 뭐든 작게나마 생기지 않을까 싶다.

 복장에서도 TPO(Time. Place. Occasion의 머리글자로 옷을 입을 때의 기본 원칙을 나타내는 말로 옷은 시간. 장소. 경우에 따라 착용해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서 나온 말이다.)-가 있듯이 대화, 설명에서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상대에 따라서 얘기하는 게 진실한 친절이고,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진정한 지식이고, 교양이며,
됨됨이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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