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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May 30. 2018

어차피 일할 거라면

퇴사하고 읽는 책 -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꽤 안전했던 울타리를 벗어나서 가장 집중하는 키워드는 '자기다움'이라는 단어다.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과연 찾아지는 영역인지 모르겠으나, 가장 억누르고 살았던 영역에서 해방감을 맛보고 나니 더 한 가지에 집중하게 된다.

회사에 소속되어 일한다는 개념만 가지고 살면서, 바깥세상은 디지털노마드, 파트타임, N잡러와 같은 화이트칼라가 아닌 뉴칼라를 가진 워커들이 나타났다.


단지 나는 베짱이 없어서 정규직만 구하려는 안일함이 있었다. 어쩌면 소속감과 안정감에 물들어 (잘) 산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듯싶다.


도전하지 않아도 됐고, 시간을 잘 버티면 매월 월급이 급여통장으로 들어오는 삶을 살았으니까 말이다.

이미 어떤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을 대하는 관점이 꽤나 앞서가 있는데, 이 책의 저자 제현주(아래 인터뷰)작가에게서도 앞서감이 느껴졌다.


일상생활기술연구소라는 팟캐스트 들으면서 그녀의 이름이 꽤 익숙했는데, 컨설팅회사도 다녔고 롤링다이스 협동조합이라는 어떤 실험하는 일의 공동체를 꾸리기도 하고, 지금은 자신이 잘하는 분야와 새로운 영역을 접목시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길을 만들고 있다.


대학교 다닐 때 다른 대학 다녔던 사람들이 한 번에 합격해서 꽃길 걷는 이들보다 훨씬 치열하고 진지하게 대학생활에 임하는 모습이 늘 새로웠다.


이 책을 읽고 나니까 나 역시 다시 어딘가에 소속될 기회가 주어진다면, 몇 년이라는 시간을 목표로 결국 내 브랜드를 만들고 내 길을 걷는 초석을 쌓는,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고 돌아가는지 더욱 치밀하게 살펴보면서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리면서 회사라는 곳을 바라보게 될 것 같다.


이전 회사에서 나는 늘 퇴사를 꿈꾸던 사람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회사 이사 직급에 오른 이들은 그런 나를 보며 늘 혀를 찼던 것 같다. 회사의 정체성이 없다는 둥 그런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었다. 내일 일은 모르는 것이니 지금 현재 충실하라고만 했다.

어쩌면 그때부터 알았던 것 같다. 현재에 충실한 건 무척 중요하지만 평생 다닐 직장의 시대는 이젠 내리막이니 그렇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말이다. 어쩌면 이사 직급의 어른들은 명예퇴직까지 그곳에서 눌러 있을 테니 퇴사를 고민하는 내가 그들의 눈엔 어쩌면 늘 가시 같았을 것 같긴 하다.

종교 관련 도서에서는 말해주지 않는 진실 같은 이야기가 이 책엔 나와 있다. 올해 만든 책도 아니고 나온 지 꽤 된 책에서 일에 관해 말해주는 관점은 "다시 회사에 들어가야 해"라고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렸던 불편함을 잠시나마 달래주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회사가 아닌 1인으로, 개인으로 세상과 맞짱 뜨고 있다. 물론 좋은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일하는 건 늘 추천이다. 퇴사하고 싶어서 많이 흔들릴 때, 이 책은 꼭 다 읽고 일을 대하는 자신의 관점을 한 번쯤은 정리해보고 퇴사해도 늦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밑줄 그은 부분

1. 설득당해줄 마음이 있는 사람만 설득할 수 있는 법이다.

2. 89페이지

3. 어떤 재미가 지속 가능하려면 자발성이 깔려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놀이가 사실 그러하다. 자발적이지 않은 것은 본질적으로 놀이가 될 수 없다. 

스스로 원하는 마음이 없는데도 계속해도 일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시간을 들이는 일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도 일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4. 자존심보다는 자존감으로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는 사람만이 관객으로부터 자유롭게, 오히려 진짜 자기주도적으로 일의 기쁨을 추구할 수 있다. 

자존감 : 세상에서 자신을 스스로 지탱할 수 있는 확신

자존심 :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고 싶다는 그래서 그들에게 높이 평가받고 싶다는 욕망

5. 나 하나 때문에 일이 안 되는 상황을 허락해주는 직장은 없다.  

6. 직장 안의 각자는 함께 일하지만 함께 일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인력으로 셈해지고 그리하여 대체 가능해진다.


책에 대한 짧은 총평

퇴사를 고민하거나 왜 일하는지 머리 터지게 고민하는 이들에게 방향성이 되어줄 것 같다.


나는 퇴사하고 이직을 준비하는 지금 읽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는 하나의 길만 있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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