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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Jun 18. 2018

나에게 부모님은

퇴사하고 다시 글을 씁니다 - 감응의 글쓰기 #2 나의 두 사람

1. 내가 글을 써야 남의 글이 잘 보여요(춘천에서 번역을 한다는 춘천댁의 자기소개 후 은유의 코멘트)

2. 글쓰기는 지면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관한 것

3. 무언가를 경험하고 좋았어요? 좋았다는 것에만 그치지 마세요. 어느 부분에서 좋았는지, 감동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구체화할 수 있어야 해요.

4. 글쓰기는 통보가 아닌 보여주는 역할을 감당해야 해요. 삶의 어떤 장면을 털어놓고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세요. 감상을 쓰지 말고 줄거리(보여주기)를 쓰세요.

5. 글쓰기는 편집이에요. 글을 쓸 때는 감정적이기보다 담담한 문체가 좋아요.

6. 묻어두는 것도 감정의 성숙을 위해 필요해요. 잘 모르는 일은 잠시 내려놓으세요.

7. 정확하게 잘 기억하는 게 중요해요. 과거는 현재적이며, 현재의 개입이에요. 미화시키면 안돼요.

8. 글쓰기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메시지전달력이 중요해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전달되고 있느냐!

9. 자녀들이 자라면서 무엇이 되느냐에 집중하기 보다 누구와 관계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by 내가 기록한 은유의 단어들(2018.6.12)


지지난 주말에 자연주의 출산 과정을 영상으로 시청했다. 아기의 머리가 엄마의 산도를 통해 나오는데 괜히 먹먹해서 눈물이 찔금 났다.


전혀 모르는 작가 김달의 에세이 역시 먹먹했다. 타인이 자신의 일상을 묵묵히 어쩌면 약간은 거리를 두고 기술하는 지점에서 나는 눈물이 났다.


'곧 아기를 낳아야 하는 상황이라 그런 거겠지.'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부모에게 맡겨진 작가. 그녀의 엄마는 어디 갔을까 궁금해하며 계속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김달의 책을 읽고 나는 '먹먹함의 이유들'에 관해 정리했다.


▶ 혼자서 지금까지 잘 자란 줄 알았지


스무 다섯 명이 넘어가는 공간에 있어서 말하기보다 듣는 입장이 됐다. 그때 이 책에 관한 합평회를 할 때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넘어갔다.


- 일찍 철이 든 것 같은 느낌

- 작가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우리 부모님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어준 것 같다.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으면서 잘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
그게 나였다

밑줄 그은 문장 


1. 화목한 가정이란 누구나 기대하는 실체없는 이미지에 가까울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2. 내가 평범한 어른으로 자라는 동안 내 늙은 부모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3. 할아버지는 더 이상 노동에 적합하지 않다는 선고를 연이어 듣고 있는 중이었다. 하루하루 세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할아버지의 노동이 담긴 무게였다. 어떤 성실함은 때로 슬픔으로 다가온다.


4. 학교 안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 행복한 일도 많았지만 예감하지 못한 순간에 내가 선택하지 않은 불행들이 자꾸만 나를 넘어뜨렸다. 억울하고 분했다.


5. 할머니는 늘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게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게 당신의 습관이 될까봐 마음이 아팠다.


6. 한동안은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도 잊고 살았다.


책에 관한 짧은 총평


정상 가족의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읽으면서 놀랄 수 있는 책이다.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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