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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Jun 19. 2018

내 몸이 지옥같을 때

해고노동자, 성소수자 등 읽지 않았으면 몰랐을 이야기- 감응의 글쓰기 3


오늘도 부랴부랴

5분 늦었다

맨 앞자리

그리고 두 번째 줄 가운데 자리


들어가기 힘들어서

걍 앞자리

피크타임을 지나

겨우 챙겨 나왔다


다들 부지런하다


1. 생각해야 적용 가능해요

2. 글을 쓸 때,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세요. 그리고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나만 쓸 수 있는 글인지 살펴보세요  글쓰기는 자기 삶을 떠나면 힘을 잃어요.

3. 타인과 그 삶에 대한 이해는 결국 자신을 이해하는 것으로 확장돼요. 남에게 각박한 사람은 타인에게도 투사하는 경향이 있죠.

4. 자기가 행동한 것, 본 것, 들은 것을 써보세요. 글이 추상화되지 않도록 해야 돼요.

5. 못 쓰는 게 당연해
부족한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쓰세요.

6. 글의 구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져요. 각각의 문단마다 주제를 함축하는 길잡이 문장이 있으면 좋아요. 독자들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경험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길을 잃을 수 있거든요.

7. 글의 이미지화를 시키면 읽는 이가 잘 까먹지 않게 돼요. 그래서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는 글을 쓰라고 말해요.

8. 아름다운 결론으로 글을 마무리지으면 그 글을 계속 쓰기 어려워요. 이게 진짜 내 생각의 결론인 것인지 잘 살펴보세요.

9. 어떤 일이든 경험하면서 배우고 잃는 게 있는 거죠.

by 내가 기록한 은유의 이야기조각들(2018.6.19)

장강명 작가의 '당선, 합격, 계급'이라는 책이 궁금해 일단 인터뷰부터 읽었다. 관련 기사를 읽고 나니, 문학공모전과 같은 제도에 관해 사회적 책임을 묻는 책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에 감응의 글쓰기에서 소개한 '아픔이 길이 되려면'도 질병에 관해 사회적 책임을 질문하는 책이다.


학자 출신의 저자가 써서 무척 학술적이다. 책에는 여러 소수 계층의 사례와 학술적 통계를 바탕으로 지대넓얕처럼 툭툭 던지듯이 독자들에게 묻는다. 글 스타일이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해서 저번 주에 읽은 책만큼 잘 읽히지 않았다. 그나마 중간에 끼어있는 듯 편하게 쓴 글들 덕분에 완독은 했다.


영감을 얻은 문장으로 글을 써 내려가야 하는데 도통 글 소재를 잡기가 어려웠다. 저자가 맨 마지막에 자신이 왜 이 책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기술했던 이야기에서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이라는 부분을 잡고 내 인생을 돌아보며 겨우 글쓰기 숙제를 끝냈다.


막상 이 책을 읽고 합평하는 시간에는 "고통은 근본적으로 개인적인 것입니다"라는 문장에 오히려 내가 더 집중했던 것 같았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쉽게 '그건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라며 던지듯이 되레 상처를 줄 때가 있다. 아무리 반복되는 고통을 겪는다 해도 근본적으로 개인적인 것이라면 충분히 인정해주어야 하는데, 가까운 이들에게 이야기를 꺼냈다가 더 깊은 상처를 받아서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게 된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 말하려는 바가 도통 무엇인지 처음에는 감을 잡지 못했다. 은유가 타인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간접 경험하는 것이라는 말에서 인사이트를 얻었다. 언제 내가 소수성을 가진 이들에게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갖겠는가.


퇴사하고 이직을 하면서 취업사이트에 일자리는 올라오는데 쉽사리 채용이 되지 않는다. 자꾸 서류 광탈로 떨어질 때마다 나 자신의 게으름이나 능력 부족으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는 감당하지 못하는 역할을 개인으로 돌려서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할까.


대기업에서 해고된 이들이 회사와 싸우면서 죽고 싶어 하는 감정을 느끼는 건 정말 개인의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편만 들어주는 나라의 문제도 있다. 갑자기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을 향해 나는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육아라는 문제를 앞두고 아무런 공동체도 없는 상태에서 실체 없는 두려움이 압도한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작은 공동체가 육아를 함께 책임지고 고민한다면 한결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 공동체의 중요성은 알지만 좋은 이웃을 만나는 건 쉽지 않다.


밑줄 그은 문장


1. 고통은 근본적으로 개인적인 것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나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고통이 사회구조적 폭력에서 기인했을 때, 공동체는 그 고통의 원인을 해부하고 사회적 고통을 사회적으로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트라우마에 대한 사회적 인식 공유를 통해, 명예회복 - 보상 - 처벌을 거쳐 사회관계 회복 개선"으로 나아가는 사회적 치유작업이 함께 되어야 합니다."

2. 상처받는 거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여러 활동을 하다 보면, 내가 '상대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도 분명히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길 거예요. 많이 힘들겠지만 그 상처로 인해서 도망가지 말고, 그것에 대해 꼭 주변 사람들과 용기를 내서 함께 터놓고 이야기하고 자신의 경험으로 간직하세요.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성찰하지 않아요. 하지만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자꾸 되새김질을 하고 자신이 왜 상처받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해야 하잖아요. 아프니까. 그래서 희망은 항상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있어요. 진짜예요.

3. 결국에는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을 살아보도록 해요. 저도 열심히 노력할게요.


책에 관한 짧은 총평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글쓰기의 좋은 예. 성소수자, 세월호, 의사 등 다양한 환경에 처한 이들의 입장에서 사안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데이터가 기반으로 된 글쓰기라 논리가 탄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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