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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Nov 09. 2020

떠나는 차를 붙잡으려는 미련

매몰비용의 오류

얼마 ,  일상에서 가장  일은 자소서와 이력서를 직성하고 지원하는 것이었다. 수많은 지원 중 2번 정도 면접을 보면서 ‘콘텐츠, 마케팅 이쪽으로 내가 계속 가는 게 맞는 걸까?’하는 생각이 스멀거렸다.

고용되기엔 사회적인 나이가 많고, 관련 지식도 한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일은 에디팅이 메인이고 마케팅은 부수적이었다.


구직활동을 하면서 경제책을 빠트리지 않고 읽었다. 경제학 용어 중 ‘매몰비용의 오류’가 나왔는데 머리가 울렸다.


매몰비용은 돌이킬  없는데도, 사람들이 자주 ‘매몰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 빠진다고 말한다. 매몰비용을 포기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회수할  없는 비용에 집착하는 것이다. 최근 나를 설명하는 용어 같아 두 볼이 화끈거렸다.


매몰비용의 오류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사례는 콩코드 여객기를 언급한다.


프랑스와 영국이 1969년 합작 투자해 개발한 콩코드는 기존 보잉 여객기보다 2배 이상 빨랐다. 하지만 높은 생산비 때문에 전망이 밝지 못했다. 그런데도 영국과 프랑스는 투자를 계속하며 총 190억 달러를 쏟아붓고서야 2003년 결국 운행을 중단했다.


다른 쉬운 예를 들면 본전 생각에 노름판을 못 떠나는 도박꾼의 심리라고 볼 수 있다. 뷔페 가서 본전 아까워 과식하기, 보기 싫은 영화 끝까지 보기, 하물며 4대 강 사업도 자주 언급되는 매몰비용 함정이다.


경제학과 심리학 전문가들은 매몰비용에 집착하는 인간의 심리에는 타인에게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욕구,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규범, 낭비를 싫어하는 성향, 중도 실패에 따른 책임회피 욕구가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에 무엇을 했고
시간, 돈, 노력을 얼마나 쏟아부었는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직 미래다.

부자들의 생각법 ​


매몰비용의 오류는 미래 가치보다 과거에 편향된 의사결정을 내릴  발생한다.


15년 넘게 해왔던 글쓰기,  나는 지금 그것을 내려놓고 다른 미래를 선택하는 게 삶의 큰그림을 그렸을 때 더 합리적인 건 아닌지 머릿속에서 밀당 중이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그 사실은 언제쯤 인정하게 될까. 경제학 심리 전문가들이 언급한 내용 중 중도 실패에 따른 책임회피 욕구 앞에 머뭇거린다.


매몰비용의 오류에서 벗어나려면 이미 지출된 비용을 무시해야 한다고 찾았다. 이게 쉽게 됐다면 지금 나는 어떤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까.


이미 들인 기회비용과 시간이 아까울지라도 잘못되었거나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면 모두 다 벗어버리고 내려 놓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없어서 이모양인 거란 말인가. 곱씹을수록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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