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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Nov 19. 2020

비오는 날, 운전 해? 말어?

쫄보의 운전, 장롱면허탈출

안녕, 잘 지내? 오늘은 겨울비가 엄청 내린다.

아침부터 갈등의 연속이었어.

'운전 해? 그냥 걸어 가?'하는 마음의 소리 말이야.


그래서 마인드컨트롤을 했어.

'맑은 날이랑 별로 다르지 않다, 대신 와이퍼가 움직이고 비가 올 뿐이야.'

엄청 바들거렸기 때문에 포도당 캔디를 먹었어.


비오는 날, 우리집 주차장에 별로 가 본 적이 없었어.

오늘 가니까 물난리까진 오버지만 물이 넘치고 있더라고.

가기로 마음먹었지만 마음의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어.

'해? 말어?'


아무리 생각해도 13킬로그램이 된 아기와 어린이집 가방

그리고 우산, 나는 자신이 없었어.

가보고 안되면 말자는 마음으로 시동을 걸었어.


비오는 날이나 어두운 밤엔 운전을 되도록 하지 않았거든.

무섭다는 단 하나의 이유 때문에 말이야.


비바람이 몰아치니까 시야도 어둡고

운전환경이 썩 좋진 않았지.

다들 그렇게 조심하면서 운전할 것 같았어.


바깥은 비바람과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데

자동차 안 공간은 꽤 아늑했어.

심지어 안전하다는 느낌까지 받았어.


바람에 휘몰아치는 빗방울을 맞지 않아도 되고

추워서 몸을 움츠릴 필요도 없었어.

비오는 날 안전한 주행생활을 10분 거리지만 만끽했어.

콸콸 흘러넘칠 것 같은 주차장 물구멍도

차가 들어오는데 큰 문제는 없더라고.

비가 많이 와서 옆집 차도 나갔더라고.

바짝 주차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차를 이상하게 대어놓아서 아침에 기분 상하셨을 것 같아!


참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야.

아기를 낳고 이타적인 인간의 면면이 나타나. 낯설어.

예를 들면, 비오는 날 배달음식이 전에는 편했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요원의 안전이 신경 쓰여.

내 욕구가 좀 덜 컸던 걸까. 오늘도 치킨이 먹고 싶지만

햇빛 좋은 날로 바꾸려고.


비가 정말 많이 온다.

어제 집 앞 단풍 낙엽 청소했는데

오늘 무의미하게 우수수 바닥을 뒤덮었더라고.


일하는 공유오피스에 확진자가 방문해서

재택근무 중이야. 비도 오고 근무환경이 바뀌어서 다행이야.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냈으니 어질러진 집안 곳곳을 청소하고

일개미모드로 들어가야겠다.


비 오니까 전에 못 먹었던 공차 블랙밀크티 펄도 먹고 싶고

치킨이든 피자든 패스트푸드처럼 기름진 음식이 오늘 해 먹어야겠어.


비 오는데 안전운전.

무섭지만 운전하는 경험이 쌓이면

우리도 초보의 그날을 벗을 날이 곧 오겠지?


쫄보의 운전, 장롱면허탈출

주행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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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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