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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Jan 29. 2022

[5문장쓰기] 쿨한 척 하면서

2022.1.24~1.28 #관계 #주유 #노션폴리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쿨한 척 가면 쓰기]

나는 (의외로) 관계가 꽤 중요한 사람이다. 애매한 경계인 역할이 많아지면서 쿨한 척하는 인간으로 가면을 썼다. 1년 6개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관계 형성이 제대로 안됐다. 관계가 좋으면 일에 삶을 갈아 넣어도 괜찮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일과 삶의 양립을 원한다고 포장해서였을까. 사회적 관계에서 남는 게 없어 침딤힘을 어쩌지 못했다.


[머리감기]

헤어 디자이너에게 머리감기는 어떤 의미일까. 헤어 디자이너는 샴푸질을 하고 벅벅 내 머리를 감겼다. 내가 혼자 하면 샴푸를 찔금 묻혀서 헹구기에만 급급한데…미용실을 가야 정성스럽게 누군가 내 머리를 감겨지는 시간이 주어지는 듯하다. 몰래 살핀 헤어 디자이너의 두 손은 새빨갛게 달아올라 안쓰러움이 몰려왔다. 직업적인 어려움은 무슨 일에나 한 가지 이상씩 있는 것 같다.


[셀프주유를 하기까지]

아이 등원을 시키는데, 차에 기름이 거의 없다. 기름이 없으면 불안해하는 스타일이라 후딱 주유소로 향했다. 다른 사람이 수없이 기름 넣는 걸 보고 또 봤지만 혼자 하는 게 겁나서 셀프 아닌 주유소에서만 기름을 넣어왔다. 오늘은 용감무쌍하게 2천원 정도 절약할 수 있는 셀프주유소로 갔다. 막상 해보니까 차에 기름 넣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음에는 주유구에 기름을 묻히지 말아야지.


[참담한 전염병(?)]

오미크론 확진자가 1만명을 넘었다며 기사에서 앞다퉈 보도한다.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코로나19 초반에 100명이었던 걸 생각하면 지금 숫자는 가히 폭발적이다. 왠지 외출해서 누군가 스치기만 해도 오미크론에 감염되는 건 아닐까 상상했다. 엄마밥 먹으러 설 연휴 겸 친정집을 갈 계획이었는데 망설여진다. 집콕 생활이라 답답한데 앞으로도 계속 이 생활이 더 이어진다니, 참담하다.


[나를 팝니다]

생산성 툴인 노션으로 포트폴리오(일명 노션폴리오)를 정리했다. 나랑 일의 햇수가 비슷한 사람의 노션폴리오와 내 걸 비교하니 수수하고 귀여운 업의 경험만 쌓여 있다. 이래서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싶었다. 없는 능력도 있어 보이게 포장하는 것도 실력이라는데, 나는 마른걸레를 쥐어짜 내듯 겨우 완성했다. 나는 회사에 잘 팔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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