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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Aug 28. 2022

아이와 함께 땅을 사랑하는 방법

땅스농장의 농사방법은 땅과 나, 지구를 살리는 쪽이다.

<5문장쓰기> 할 때 종종 텃밭과 관련된 문장을 기록하고 있다. 어떤 날은 밭 생각에 그 내용으로만 한 주를 꽉 채운 날도 있었던 듯하다.


올해 처음 봄 농사를 4개월 동안 경험하고, (거리가 멀어서 어려운 점도 있지만) 가을농사도 짓기로 결정했다. 7월까지 빡빡했던 밭 가꾸기가 마무리되고, 8월에는 집 근처 공원으로 아이와 놀러 다녔다. 밭에 덩그러니 두고 온 가지가 걱정됐지만 쉬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거리가 멀어서 잠깐 쉬고 싶었다. 가지는 마트에서도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응요밭>이라고 불렀던 우리밭이 그리웠다.


탄소 잡는 땅스농장 

체인지메이커입니다만


2022년 8월 27일(토) 오전 11시, 땅스농장 캠페인 4기로 참여하는 이들이 모인 오티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땅스농장 캠페인에 참여한 이유는 익숙함과 서울인데 그렇지 않은 곳이라는 장점 때문에 신청했어요.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은평구가 가깝지만 그곳은 퍼머컬처(잘모름), 1년 농사라서 내년 3월에 참여할 수 있었던 이유도 있었어요.

작물 궁합도(출처: 땅스농장) 

일단 탄소 잡는 땅스농장 캠페인의 목적은 기후위기에 맞서는 개인의 실천과 계획, 공유하도록 독려하는 것입니다. 이곳에 참여하면서 월 1회 자신의 SNS에 농사 과정을 업로드하도록 미션이 주어져요. 강제성은 없지만 초보농사러가 되면 자연스럽게 땅이 거저 주는 수확물을 나누고 싶고 (미치도록) 자랑하고 싶어집니다.


땅스농장의 농사방법은 땅과 나, 지구를 살리는 쪽입니다. 흔하게 밭에서 잡초가 자라지 않도록 검은 비닐 멀칭을 사용하는데, 제로웨이스트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볏짚으로 멀칭해요. 잡초도 땅과 같이 사는 운명공동체로 이해하기 때문에 농약을 일체 뿌리지 않아요.


오늘 오티에서 발췌한 땅스농장 캠페인 메뉴얼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유기물  

    무경운  

    무비료  

    무농약  

    다년생  

    잡초  

    바이오차  

    혼작  

    작부체계  

    제로웨이스트  

    자연모방기술  

    생명존중  

    로컬푸드  

    채식  

    유기물멀칭  


위와 같은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벌레와 친구가 되고 자연스럽게 생명존중과 땅에 대한 시각이 조금 달라지더라고요. 돌이켜보면 이번 봄 농사 때 상추는 땅스농장 응요밭에서 거의 매주 공급해먹어서 마트 구입을 한 적이 없습니다. 상추는 매주 따는 재미가 있는 작물이라는 것도 봄농사를 통해 배웠어요.


이번 4기 가을농사에 임하는 자세


가을농사 작물의 꽃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무와 배추입니다. 집에서 김장하지 않고 친정이나 시가에서 얻어먹거나 주로 전통시장에서 겉절이는 구입해 먹는 나에겐 아이러니한 작물심기예요. 물론 배추와 무를 활용하는 음식이 김치가 있는 건 아니지만 배추와 무를 심는다고 하니 저절로 김치 생각이 났어요.


배추와 무 심는 것만큼 기대하는 건 같이 심을 다른 채소들이에요. 땅스농장 대표 쿠퍼의 말에 따르면 사람도 에너지를 얻는 이가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듯이, 식물도 똑같다고 합니다. 특히 배추와 무 근처에 허브에 해당하는 캐모마일, 박하 등을 심으면 무농약으로 농사지어야 하기 때문에 해충이 덜 꼬일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오늘도 땅에서 좋은 걸 또 하나 배우고 가네요. 

모종 심고 휑했던 우리밭 첫 사진

이번 가을농사에는 봄농사 좀 지어봤다고 잿밥에 관심이 많습니다. 배추와 무 근처에 심을 메리골드, 캐모마일, 바질을 풍성히(?) 심어서 수확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어요. 텃밭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주변에 놀러 가기 바쁜 5살 아이를 위해 이번 가을에는 녀석이 가꿔야 할 식물을 꼭 심기로 약속했습니다.


다행히 공동육아어린이집에서 텃밭가꾸기를 경험한 터라 이번 가을농사가 무지 기대되네요.


매력적인 도시 텃밭 가꾸기


도시에서 텃밭을 가꾸는 일은 아름다운 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걸로 먹고살 건 아니라서 농부들에 비할 건 아니지만 갓 수확한 채소와 작물을 먹는 즐거움은 어디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미슐랭이나 블루리본 서베이처럼 파인다이닝에서 맛봄직한 식재료를 땅이 기어이 선물한다는 것에 빗대면 이해할 수 있을까여.


제게 봄 농사를 했던 4개월은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삽질과 곡괭이, 호미를 쥐고 땅과 씨름하면서 일의 스트레스를 덜었어요. 풀내음이 좋았고 흙을 사랑하는 제 내면을 깊이 끌어올린 시간이었어요.

외국의 정원처럼 가꾼 퍼머컬처 사례(출처: 땅스농장) 

채소를 대하는 마음자세가 달라졌습니다. 적어도 식당을 할 계획이라면 텃밭, 농사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농사짓는 농부를 잘 연결하면 될 일인데, 땅이 키운 작물의 신선함은 경이로울 지경이었어요. 왜 내가 마트에서 산 상추는 며칠만 지나면 무르는데, 텃밭에서 따온 얘들의 생명력은 길었어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작물과 그렇지 않은 작물의 차이를 몸소 느끼니 그런 재료들의 손이 덜 가더라고요. 뭐든지 알아야 사랑할 수 있나 봅니다. 


웬만하면 전통시장 가서 식재료를 구입하고 온라인쇼핑 대신 직접 장을 보는 일도 늘었습니다. 땅의 기운을 받아서 커피 대신 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요즘은 꽃차류에 빠져, 올해 가을농사에서 추가로 심을 허브류 수확에 가슴이 뛰고 있어요.


왜 땅스농장은 탄소 잡는 캠페인을 벌일까?


우리나라에서 농사를 지을 때 비료와 농약을 많이 사용한다는 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물 부족 국가임에도 48% 물이 농업용수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땅의 탄소 흡수력이 약해지면 물 저장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고요. 더욱이 국내 친환경 재배면적이 감소하면서 땅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고 힙니다.


탄소감축을 위한 획기적인 해결방법이 있긴 한 걸까요? 그 방법의 하나가 재생농업 즉 탄소농업이라고 합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땅을 건강하게 하는 거죠. 요즘 글로벌기업에서는 재생농업에 투자하고 있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요플레, 하겐다즈 등에서는 가공식품 재료를 재생농업 생산물로 바꾸고 있다는 소식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러쉬는 땅스농장에도 후원하면서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맥도널드에서 창녕 마늘을 이용한 햄버거를 선보이는 광고 등도 이런 일환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기후위기의 솔루션으로 땅을 주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아래 첨부한 흙 이야기를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추가적으로 넷플릭스 <Kiss the ground>도 땅스농장 대표님인 쿠퍼가 적극 추천하는 작품이에요. 


탄소잡는 땅스농장 체험기도 기대 바랍니다!


[참고 사이트]

*땅스 https://instagram.com/tthanks_cooperstation?igshid=ZDg1NjBiNjg=

* 텃밭 식자재 디자인 사례 https://gonggam.korea.kr/newsView.do?newsId=GAJma285wDDGJ000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0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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