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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Dec 09. 2022

[5문장쓰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22.11.28~12.8 #일 #5문장쓰기 #정기검진


위염이 왔다. 1주일 정도 앓았다.

11/28


[갑작스러운 팀장의 퇴사]


지난주 금요일을 끝으로 팀장이 회사를 그만뒀다. 주말동안 꿈자리가 뒤숭숭한 악몽을 꿨다. 오늘 회사에 가야 하는데 위염 때문에 급차를 썼다. 위가 아파서 허리를 펴기 어려웠다. 누워있으면 조금 괜찮았다가 다시 아프길 반복하며 하루를 보냈다. 오늘 대표와 그 가족을 만나면 육아휴직 하겠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아파서 못했다. 팀장의 말과 회사의 말은 이상하게 달랐다. 어떤 걸 신뢰할지 혼란스러웠다. 여전히 위통증이 있다. 내일은 괜찮아지길.


11/29


[5문장쓰기는 어떤 의미일까?]


창고살롱에서 <뉴스레터로 내 콘텐츠 만드는 법> 소모임을 신청했다. 이번 창고살롱은 신청만해두고 거의 참여를 못했는데, 막상 줌을 켜니 좋았다. 머릿속에 동동 떠다니는 생각을 발화하는 순간 별 게 아니란 걸 알았다. 뉴스레터를 만들고 싶다기보다 나는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 싶은 내적욕망이 있다. 글쓰기의 번아웃이 와서 '5문장쓰기'말곤 거의 콘텐츠를 쓰지 않았다. 말이 거창하게 번아웃이지 콘텐츠로 밥벌어 먹고 살 수 없겠다는 마지막 선을 터치한 느낌이랄까. 텍스트로 표현하지 못하니 주어진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비슷한 결을 가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알았다. '이게 지속가능할까', '이걸 한다고 의미가 있나'와 같은 생각은 다들 하고 있었다. 다만 어떤 일의 시작점은 이 일이 나란 사람에게 의미가 있느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그 출발선이 달라야 한다는 걸 발견했다. 다른 사람에게 발생할 의미는 그 다음 문제라는 걸 여실히 알았다.


병원에서 정기검진 받고 홀가분하게 도넛츠

11/30


[6년 전 아팠던 그날 이후]


6년 전, 건강검진하다 발견한 총담관낭종 수술을 했다. 내 인생에선 가장 큰 수술이었다. 정기적으로 서울대학교병원으로 검진을 간다. 11월 초에 CT촬영을 하고 오늘은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다행히 수술 부위는 이상없고, 이미 늘어난 간의 한 분위도 그대로 있다. 2년 6개월 후에 정기검진 일정을 다시 잡았다. 긴장이 풀렸는지 평소 안먹는 던킨 도넛을 먹고, 시간이 남아서 아이 겨울옷 쇼핑을 왕창 했다. 아직 지난 월요일부터 시작된 위염 통증 때문에 점심으로 죽을 먹고 있다. 누워있으면 좀 나은데 앉아있으면 계속 아프다. 빨리 위염이 나았으면 좋겠다.


글과 상관없는 이미지. 일하는 사진이 1도 없네


12/8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10개월 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나는 퇴사 대신 회사에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다간 스스로 정신병에 걸릴 듯했다. 아직 기간을 명확히 정하진 않았다. 정말 할 수 있을까. 상황이 좋지 않다. 막상 내가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입장이 되니까 잠깐 멈췄을  돌아올 자리가 있을지 의문이었다. 5문장쓰기조차   없을 정도로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직장에서 이슈가 많았다. 11 말에는 나를 뽑았던 팀장이 갑자기 퇴사를 했고, 아르바이트하는 친구도 12월까지만 나온다고 한다. 내가 일하는 곳이 만들어진지 1 6개월이 겨우 지났는데, 이제 그곳에는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사람이 남을 예정이다. 대표와 업무재조정 이슈로 면담을 했다. 일의 특성 때문인지 내가 먼저 입사했지만 4개월 밖에 안된 이에게 팀장 역할이 돌아갔다. 물류 업무는 힘을 써야 하고 운전도 능숙하고 내겐 어울리지 않는 옷이란  말이다. 머리로는 알지만 여성인 내게는 기회조차 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구독비즈니스를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었지만 개별물건을 팔기 시작하며 전혀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가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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