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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Apr 17. 2023

[5문장쓰기] 재래시장에 가면

23.4.10~14 #재래시장 #마크로비오틱 #때리지마

4/10


[장보기 겁난다면, 시장으로 가세요]


재래시장에 다녀왔다. 어르신들이 엄청 많았다. 햇양파가 4월부터 나오는데 (정말) 달고 맛있다. 매운맛이 좀 덜하다고 해야 할까. 시장에서 햇양파가 6개에 2천원이다. (땅)두릅도 5천원에 엄청 많이 팔고 있었다. 줄을 서는 정육점에서 소고기와 양지부위도 넉넉히 구입했다. 시장에 다녀오고 집 근처 마트에도 갔다. 시장에선 바나나가 너무 저렴했는데 마트 바나나가 원래 이렇게 비싼 과일이었나. 요즘 다 너무 비싸져서 장보는 게 겁이 난다. 앞으론 (자주) 시간이 된다면 재래시장을 마실삼아 다녀야겠다.


*두릅에도 종류가 있다는 걸 땅두릅을 구입하고 발견했습니다(엉엉)

땅두릅: 보통 4월 초순. 참두릅보다 쓴맛이 좀더 강한 편

참두릅: 두릅나무에서 나는 순. 전국 생산량의 약 70% 차지, 빠르면 3월 말에 출하 보통 4월 중순

개두릅: 음나무순. 씹을 때 향이 강해서 고수를 먹는 것 같은 생경함. 4월 중순이나 말경


개인적으로 두릅을 먹으라고 한다면

참두릅 1순위

땅두릅, 개두릅은 안먹겠습니다. 땅두릅은 해초향이 너무 강하게 납니다. 못먹겠....


4/11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걸까]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새로운 소모임에 참석했다. 이전 모임이랑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면 꼬리물기처럼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다가 다시 이야기가 마무리됐다. 각자의 근황토크가 정말 길게 이어졌다. 약간 적응이 잘 되지 않아서 시간이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임마다 분위기가 다른 게 신기했다. 내가 나눌 근황이란 게 텃밭이야기 뿐(?)이라서 또 그걸 재탕했다.

한 엄마가 자기 부모님도 넓은 땅이 있는데 돌밭이라서 힘들게 노동했단 이야기를 덧붙였다. 생각보다 내 주변에는 주말농장을 힘든데 왜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좀 많다. 그래서 왜 재미있게 느꼈냐고 되물어왔다. 서울이 힘들어서 정붙이기 위한 하나의 임시방편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막상 해보니까 텃밭을 하는 장점만 길게 늘어놓았다. 작년이랑 다르게 이번 텃밭활동은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해야 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대로 밭을 가꿀 수 있어서 재미있다고 꽤 길게 말했다. 땅스농장에서 배운대로 탄소농법을 적용하고 있는데, 윰의 제주도퍼머컬처이야기도 흥미롭게 읽고 있다. 퍼머컬처디자인의 한국 대모 같은 느낌의 소란님에게 배운 것도 부럽다.


서울 부암동에도 농장주의 개인땅이긴 하지만 퍼머컬처디자인으로 하면 꽤 사람이 모일 것 같은데...농장주인아주머니에게도 참 좋을 것 같은데...하며 주말농장 그 이상의 가치를 찾아내면 참 좋을텐데 하면서 아쉬운 마음이 있다.


4/13


[식비 아끼려고 또 시장에 갔어요]


마크로비오틱 요리를 배운 걸 복습하려고 (또) 근처 시장에 다녀왔다. 그곳에 가면 에너지를 잔뜩 받고 온다. 시장에 가면 요즘 채소트렌드를 한껏 느낄 수있다. 신나게 장을 보고 시장 맛집에서 거나하게 밥도 먹었다. 가격이 7,000원인데 상다리가 부러지게 칼국수가 나왔다.

대부분 칼국수랑 김치 달랑 주는데 여긴 밥이랑 된장, 청양고추, 김치, 마늘다대기까지 가짓수가 많다. 난 원래 쌈배추를 안좋아하는데 사람들이 다 그렇게 먹으니까 나도 우걱우걱 다 먹었다. 노란 조가 섞인 밥한숟가락과 예쁜 황토색 된장 그리고 싱싱한 쌈배추 한입을 먹으며 새삼 행복함을 느꼈다.

텃밭농사에 버금가는 즐거움을 시장에서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봤다. 싱싱한 채소들이 2~3천원이니 지갑이 쉽게 열렸다. 간 김에 신나게 채소쇼핑을 했다. 표고버섯이 엄청 저렴했는데 다음주엔 그거 플렉스하러 갈 생각이다. 그리곤 시장 함흥냉면집에서 시원하게 비빔냉면을 먹고 싶다.

우엉당근볶음, 두릅밥, 브로콜리두부무침, 풋마늘무침, 쑥버무리

4/14


[난 우리아이의 어떤 거울일까]


어린 아이들은 온전히 부모의 거울일까. 공동육아어린이집에 아이가 다닌지도 벌써 1년을 넘겼다. 아이가 5살 때 만난 친구 K는 나이는 같지만 빠른 1월생이라 신체적으로도 언어적으로도 노냥이보다 빨랐다. 아이들은 서로 갈등을 겪으며 자란다고 여겼다.


하지만 1년이 지나 6살이 된 아이가 친구 K에게 주먹(?)으로 맞는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했을 때 나는 속이 많이 상했다. 알고보니 친구K는 화가 나면 노냥이에게 혹은 7살 아이들에게 종종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간접적으로 들었을 때는 나 역시 별 감정이 없었다. 연속으로 노냥이가 친구K에게 2번 주먹으로 때리는 걸 보고 나선 약간 날선 감정 상태로 어린이집에 내가 다니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친구K부모님이 면담을 했고 기다려주고 지켜보자는 상태다.


이번주 화요일에는 다른 아이 엄마가 노냥이에게 친구K가 엄청 심하게 화낸다고 자기 아이가 이야길한다는 게 괜찮냐고 물었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 등하원길에 노냥이에게 친구K랑 잘 지내냐고, 별 일 없었는지 안부를 묻는 게 나는 사실 많이 불편하다. 친구K랑 잘 놀았다고 하는데 옆에서 본 게 아니라 아이 말에 의지해야 한다. 4월 말에나 선생님과 면담이 잡혀 있는데 전보다 나아진 건지 꼭 물어봐야겠다.


내 아이가 피해보는 상황에 노출되는 게 나는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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